▲ 검정색 정장과 빨간색 점퍼를 착용한 직원들만 보일뿐, 비어있는 한 아파트의 견본주택(모델하우스) 내부와 주차장은 최근 얼어붙고 있는 내포신도시 부동산 시장을 한 눈에 엿볼 수 있다. |
허허벌판에 또 다시 아파트만 들어서고 있지만, 분양가는 오를 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문을 연 한 아파트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의 텅 빈 주차장 모습은 이런 현실을 대변했다.
지난 6일 내포신도시에서는 이지건설이 예산권역에 짓는 아파트인 이지더원(EG the 1)의 견본주택 오픈식이 열렸다.
그러나 개관행사임에도 이곳을 오가는 방문객은 찾기 어려웠다. 점심때와 저녁 시간 언저리 이곳의 주차장은 계속해 비어 있었다. 견본주택 내부엔 시간에 따라 5~20명 정도의 방문객만 보일 뿐이었다.
다만 오전 오픈식때는 관계자를 비롯해 100여명 정도의 사람이 있었다는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벌써 이지더원은 내포 신도시 내 8번째 아파트로 집 문제를 모두 해결한 이주 공무원 및 주변지역 직장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다수의 충남도청 공무원은 견본주택 방문의사를 묻자 “이미 다들 내포 신도시에 집을 구해놓은 상태라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그냥 구경 차 들렀다”고 했다.
저조한 인기에 건설사는 특이한 전략도 펼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주민은 “견본주택 측에서 예약제 방문을 핑계로 전화번호 등을 적으라고 강요하는데, 앞선 7개 아파트의 분양을 지켜본 결과 수십 건의 홍보 문자만 보낼 것이 뻔하다”고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본보의 취재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대표번호로 방문 의사를 밝히자 견본주택 측은 “지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안 되니 다음에 방문해 달라”고 요구했다. 인원수를 묻자 “셀 수는 없고, 너무 많다”는 답변이다.
하지만, 전화 직후 방문한 견본주택은 직원을 제외한 방문객이 최대 10명 미만으로 보였고, 주차장은 역시 텅 비어 있었다.
홍성군 홍성읍 A 부동산 대표는 “이미 입주는 완료했지만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까지 나오는 효성과 롯데, 극동, 입주 중인 LH, 곧 입주가 시작되는 경남, 모아, 중흥 등 대형마트조차 없는 내포 신도시에 닭장 같은 아파트만 넘쳐나고 있다”며 “직장이 내포도 아니면서 새집만 선호하는 홍성, 예산군의 젊은 부부들과 대전서 어쩔 수 없이 이주한 공무원들이 그동안 아파트를 사들였지만, 이제는 신규 수요자도 없이 집이 넘쳐나는 만큼 한참 동안 관망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내포 신도시 B 공인중개사 대표는 “시골에선 몇 년 집을 가지고 있어봐야 이사 갈 때 2000만원 남기기도 어려운데 분양가부터 그만큼 차이가 난다면 누가 사느냐”며 “아무리 햇수가 바뀌어 분양했어도 대기업인 롯데 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3.3㎡) 640만원선인데,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이지더원 아파트 분양가가 730만원에 육박한다는 것은 고객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34평짜리는 시작부터 3000만원 가까이 차이 난다”고 비교분석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