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딸·아내를…' 재판장 목 메이게 한 반인륜 범죄

아내·딸 살해한 50대 남성,1심 징역 25년에 불복 항소 대전고법, 징역 35년 중형, 재판장 주문 읽다 '눈시울 '

주식투자 실패로 신변을 비관하며 자신의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3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참혹한 반인륜적 범죄에 판결문을 읽던 재판장이 목이 메여 말을 잠시 멈추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유상재)는 지난 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5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대전 소재 자신의 집에서 아내(당시 47세)와 딸(당시 17세)에게 수면제를 맥주와 우유 등에 타 먹인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주식 투자에 실패해 괴로워하다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는 반사회적 범행을 저지른 점,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점 등에 비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박씨와 검찰은 양형 부당 등 주장하며 항소장을 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박씨의 반인륜적 범행에 비춰보면 원심의 형량이 부족하다며 형량을 더 늘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면제를 맥주와 우유에 타 피해자에게 마시게 하고 목 졸라 살해한 범행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라며 “피고인은 가장 소중한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 반사회적 범행을 저질러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유상재 재판장은 주문을 읽어내려가다가 “선고를 하면서도 목이 메인다”며 잠시 말을 멈추고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