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논의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거구 획정의 법정시한(11월 13일)이 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획정의 시급함은 여야 모두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의원 정수와 지역구·비례대표 비율을 놓고 첨예한 입장차가 고수되고 있어 현재로서는 타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 조원진·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6일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했다.
조 수석부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밤을 새워서라도 13일(법정시한)에 맞춰 지침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줘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12월 15일 예비후보 등록도 지키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정개특위 간사까지 참여하는 자리를 통해 선거구 획정 기준을 협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법정시한의 준수를 위한 최소한의 지침이라도 마련하자는 취지다.
야당은 논의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일방적인 내용의 획정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법은 양쪽 선수들이 뛰는 룰을 만드는 것이니 새누리당·새정치연합·정의당 등의 입장을 다 담아 누구나 만족할 순 없어도 적어도 동의선상에서 이뤄질 수 있는 합의안이 나와야 한다”면서 “여당이 진정성 있는 태도가 있다면 가진 입장을 정확히 야당에 제시하면 그것을 근거로 어느 부분을 받을 지를 볼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이르면 9일께 여야가 선거구 획정 논의를 위해 협상을 재개하더라도 합의점 도출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정의화 의장이 지난 5일 원내대표 및 수석부대표들과의 5자 회동을 연데 이어 9일 여야 대표들과 선거구 획정을 위한 중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짙다.
또 새누리당이 당초 259개와 250개로 지역구 수를 늘린 복수 안에서 252개로 절충한 협상안을 마련했으나 이마저도 야당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지역구 6석 증원·비례대표 6석 축소하는 것으로, 충청권에서는 대전 유성이 분구되는 동시에 천안과 아산이 증설되는 반면, 공주와 부여·청양은 통폐합된다.
충북은 증평·진천·괴산·음성, 이른바 중부 4군에서 괴산을 보은·옥천·영동에 붙여 기존 선거구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충청권 전체 선거구가 늘어나는 결과를 맞이하게되나 중부 4군에서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고 비례대표 감소 폭이 커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야당 관계자의 분석이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위원장 김대년)는 지난 6일 선거구 획정 기준 등을 오는 10일까지 확정해달라는 공문을 국회 정개특위에 전달했다.
이들은 “선거구 확정시한인 13일까지는 이제 1주일, 예비후보자 등록 개시일인 12월 15일까지는 불과 40일, 현행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구역표의 효력이 소멸되는 12월 31일까지는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고 진단한 뒤 “올해 연말까지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으면 내년 1월 1일부터는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로 심각한 정치혼란마저 예상된다”며 조속한 획정 기준의 마련을 촉구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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