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가뭄으로 물 부족사태를 겪는 충남 지역에 주말 동안 제법 많은 양의 가을비가 내렸다. 8일 바닥을 드러낸 채 갈라진 보령댐 바닥에 빗물이 고여 있다. 연합뉴스 |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충남 서북부 지역 제한급수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불편을 감수한 주민들의 절수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물을 계획만큼 아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엔 단비도 내렸지만, 해갈엔 역부족이었다.
지역 정치인들은 정부에 가뭄피해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촉구했다.
8일 충남 서북부 8개 지자체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은 19.1%를 기록했다.
연일 저수율이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이제 절수에 지쳐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서산 동문동 주민 김모(49)씨는 “집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기도 하고, 스스로 아끼려 빨래와 설거지를 모아서 하다 보니 집이 매일 지저분하다”며 “이제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씻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절수 노이로제에 걸렸다. 정말 내년 3월까지 이래야 하는지, 그때면 진짜 해결이 되는지 궁금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아직 물 절약이 부족한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홍성, 태안의 절수율이 계속 뒤처진다”고 전했다.
홍성은 지난 6일에도 계획공급량 2만7500㎥를 초과한 2만9200㎥의 물을 사용했다. 태안 역시 1만8300㎥의 계획공급량을 넘어선 1만8800㎥를 사용했고, 당진도 9700㎥(계획)보다 많은 1만700㎥의 물을 썼다. 실제 내포 신도시 아파트 등 홍성지역은 서산과 달리 물이 잘 나온다. 간만의 단비는 내렸지만, 해갈에는 턱없다.
지난 6일부터 내린 가을비는 8일 오전까지 홍성 69.5㎜, 보령 45.2㎜, 대전 30.4㎜, 세종 37.5㎜ 등으로 기록됐다.
이 비로 전날 18.9%였던 보령댐의 저수율은 19.1%로 약간 상승했다.
도내 15개 시·군의회는 최근 충남 서북부 지역에 대해 “가뭄 특별재난지역 지정 및 특단의 대책을 세울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지난달 22일 태안군의회의 관련 결의문 채택에 이어 지난 5일 도내 전 지자체 의회가 '충남 서부권 가뭄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문'을 채택한 것이다.
의원들은 건의문에서 “충남 서부권은 극심한 가뭄으로 생활용수 부족에 따른 제한급수는 물론 농작물의 피해도 점점 늘고 있다”며 “정부는 충남 서부권 8개 시·군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노후상수관로 개선사업비를 전액 국비지원 하는 등 범정부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충남 시·군의장협의회는 건의문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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