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탄방동 남선근린공원 절벽이 주택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
5일 오전 11시, 대전 서구 탄방동의 남선근린공원 절벽에 햇볕이 반사되면서 병풍처럼 세워진 암벽이 눈에 들어왔다.
절벽은 4층 규모의 다세대주택보다 더 높게 솟아 있었고, 낙석이 떨어져 나간 절개지는 예리한 각을 드러내며 울퉁불퉁 입체감을 보였다. 비바람에 수십 년간 노출되면서 절개지는 황토색이 빛바래 거무스름했지만, 절벽 일부는 최근에 바위가 떨어졌는지 황토색의 붉은빛이 그대로 남은 곳도 있었다.
다행히 절벽 아래에 낙석방지 울타리가 있어 부서진 바위가 울타리 밑동에 머물러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최모(65)씨는 “비가 많이 올 때는 절벽 사이로 물줄기가 쭉쭉 내려오는 것을 보면 불안할 때가 있다”며 “지금은 대나무와 숲으로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아 걱정은 조금 덜었다”고 말했다. 절벽의 경사나 바위의 종류에 따라 여러 방식의 낙석방지 시설이 있으나 현재 탄방 남선공원 절벽은 소규모 낙석방지 시설을 갖춘 상태다.
남선공원 절벽에 쇠밧줄과 철망으로 된 그물을 부착해 낙석이 발생해도 튀어 도로까지 넘어가지 않도록 했고, 낙석방지 울타리는 바위가 구르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남선공원 절벽에 적용된 그물과 울타리는 소규모 낙석방지시설에 분류된다. 절벽에서 주택까지 떨어진 거리는 20m밖에 되지 않아 낙석 규모에 따라 언제든 방지시설을 넘어설 수 있다. 이 때문에 급경사 절개지를 계단식으로 완화하거나 앵커를 절벽에 박아 인장력에 의해 낙석을 방지하는 적극적 방법이 있으나,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해당 구청은 2007년 이곳에 방지울타리를 처음 친 후 2013년 재해위험정비사업으로 위험한 낙석을 미리 제거하고 그물과 울타리를 보강하는 작업을 벌였다.
서구청 관계자는 “낙석 가능성 때문에 2013년에 재해위험정비사업을 진행해 울타리를 정비하고 위험한 바위는 미리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며 “수시로 점검해 위험요소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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