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도박 이용자는 빈털터리가 돼 또다른 범죄까지 저지르는 상황에서 운영자는 검거 직전까지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대전지역 재단법인 모 연구사업단 A(33)씨는 취미삼아 시작한 사설 스포츠 토토에 중독돼 결국 회삿돈 3억2000만원을 횡령한 피의자가 되고 말았다. 유럽축구와 농구 등의 결과를 예측해 돈을 거는 베팅도박과 카드도박에 빠져 게임비를 충당하기 위해 2013년 9월부터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27차례 걸쳐 공금 3억2100만원을 훔쳐 결국 구속됐다.
또다른 B(20)씨는 고등학교때 1만~2만원으로 시작한 인터넷 스포츠도박에 자금을 마련하려다 결국 사기범죄의 벌인 범죄자가 됐다. 도박금액을 키워 한탕을 잡으려 지난해 12월부터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물품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20명에게서 700만원을 훔친 혐의로 역시 구속됐다.
이밖에 대전을 비롯해 전국에서 빈집을 40여 차례 침입해 금품을 훔쳐 구속된 C(37)씨 역시 훔친 돈을 불법 인터넷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고, 전국의 중·고교 90여곳에서 7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대전경찰에 구속된 D(48)씨 도박빚을 마련하려 범행을 저질렀다.
반대로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한 일당은 검거 직전까지 호화로운 생활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월 대전 유성의 고급 아파트에서 검거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E(33)씨는 자신의 집 싱크대에 5만원권 현금 3억7500만원과 유성의 대여금고에 현금 6억5000만원을 보관하고 하루 30만원인 유성의 고급 호텔에서 묵을 정도로 호화롭게 지냈다.
또 1400억대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대전의 범죄조직 역시 유성 사무실 등에서 현금 14억원이 발견돼 경찰에 압수됐다.
인터넷도박의 중독률 9.1%로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나 경륜·경마보다 중독성이 강해 재산을 잃고 범죄를 저지르면서 끊지 못하는 경향과 도박사이트의 서버를 해외에 둬 운영자 검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도박을 이용할 수 있고 인터넷 도박이 범죄행위라는 경각심이 느슨해진 탓에 학생부터 젊은 층에 중독이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100일간 사이버도박 집중단속을 통해 운영자는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고 도박행위자에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도박 공급과 수요를 제압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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