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모두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각 상임위와 예결위를 통해 지역구 현안 예산 챙기기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여파로 국회 일정이 올스톱되면서 대전, 세종, 충남, 충북도의 국비 예산 확보 작업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 예산을 챙겨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국회가 파행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옛 계수조정특위) 첫 회의가 오는 9일로 예정된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대구·경북(TK) 지역 사회기반시설(SOC)예산을 크게 늘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청 홀대론'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친박근혜) 실세인 최경환 장관(경제부총리 겸)이 수장으로 있는 기획재정부는 도로, 철도 등 대구·경북(TK) 지역 사회기반시설(SOC)예산을 국토부 요구액보다 7000억원 이상 늘려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TK가 지역구인 최경환 장관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이라는 비판 속에서 충청권 의원들과 지자체 예산 담당자들이 이에 대한 진위 파악에 나섰다.
충청정가 일각에선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해당 부처가 아닌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증액하는 것은 지역 감정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며 시정을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충청친박'이라 불릴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 쪽에 힘을 실어준 새누리당 의원들의 역할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역 관가에서는 모처럼만에 충청 출신이 자리를 잡은 기획재정부 박춘섭 예산실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대전고를 나온 박 실장은 지난달 27일 예산총괄심의관에서 내년 예산안 국회 처리를 총괄 지휘하는 예산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각 지자체는 특히나 올해는 국회 예결안조정소위에 대전 충남권 의원이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재부 쪽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충청 관가는 예산안 처리를 총괄 지휘하는 '사령탑'에 충청맨이 임명된 것에 대해 기대감을 높이면서도 자칫 영호남 정치권의 견제에 밀려 충청권이 역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며 지역 정치권의 지원 사격을 바랐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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