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교육기관인 학교의 업무추진에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열악한 환경으로 교원들이 소규모 학교 근무를 기피하면서 교과뿐만 아니라 전인교육 등에도 제동이 걸린다. 이러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반복될 경우 교육격차 심화로 이어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교 통폐합'이 제기되고 있다. 적정 규모화를 통해 교육과정 운영을 정상화하고 학교의 교육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을 둔다. 교육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통폐합에 따른 재정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새로운 교육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학령인구 감소세' 소규모학교 해법 찾아야=대전지역도 학령인구 감소 추세로 적정규모 학교육성에 대한 중장기적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초·중·고 학생수는 2015년 현재(4월1일 기준) 20만 178명으로 5년전에 비해 83.6%에 불과하다. 오는 2021년에는 올해 대비 3만여 명의 학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학령인구 전망도 밝지 않다.
중장기 학생배치계획 지침기준에 따른 지역의 소규모학교 현황을 살펴보면, 농촌(60명 이하)의 경우 세천초·장동초·기성초길헌분교장·남선초 등 4개의 초교가 대상이다. 도시(200명 이하)는 대신초·봉암초 등 초 2개교와 청란여중·동명중·오정중 등 중 3개교다. 현재 초 8개교, 중 5개교가 6학급 이하로 운영중이다. 그러나 전체 학생수 감소에도 개발지역은 최근 5년간 12곳의 학교신설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학교규모가 적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공동체 생활의 문제가 발생하며 학생들의 사회성 함양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방과후학교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곤란해져 교육격차가 심해지고, 인사나 업무추진 등 학교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투입되는 예산도 만만치 않아 재정운영 비효율성도 우려된다.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지역갈등 해결 관건=대전은 지난 1992년부터 현재까지 20여년간 본교는 6개교, 분교는 7개교를 폐지했고 2개교는 분교장으로 개편했다. 이전 재배치, 공동통학구역 지정을 포함해 총 19개교를 대상으로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일정부분 성과도 있었지만, 문제점과 한계도 드러났다.
먼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추진으로 정책신뢰 저하로 이어졌다. 학교 통폐합에 대한 정책기조가 강력시행에서 작은학교 살리기로 방향이 변하거나 또는 정부개입에서 자율로, 인센티브 부여도 국가지원에서 시도 자체 재원으로 변경되는 등 일관성이 없어 일선 현장에 혼란만을 야기시켰다. 교육적 효과보다는 학생 수 축소를 통한 경제적 효율성 측면만 부각한 점도 한계로 나타났다. 또 교육청 중심의 통폐합 추진도 전략상의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지자체장의 적극적인 협조 사례가 있으나, 대체로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주민과 학부모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주민은 학력아동 감소에 따른 통폐합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지역 구심점 상실을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교육계 내부의 소극적인 태도 역시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교부금과 정원배정시 학급 및 학생수가 감소하면 불리하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극심한 민원을 우려해 지역·사회적 갈등을 회피하는 경향이 짙다. 동창회의 경우 모교 폐교에 대한 정서적·심리적 거부감이 있으며, 학부모는 통학시간 증가와 통학여건 불편, 왕따 등 부적응에 대한 우려로 통폐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소규모 사립학교 경우 폐지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학교법인에서 반드시 폐지인가 신청을 해야만 폐지 검토가 가능한데, 법인은 재산권 측면에서 폐지를 부정적으로 인식해 현 제도로는 교육청의 폐지 추진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지역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다각적인 분석으로 교육수요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통폐합 전략이 필요하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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