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전치 3개월 부상에도 단체전에 참가해 당당히 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번 대회 사이클 종목에 대전 대표로 출전한 이효숙(30·사진)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이효숙 선수는 지난달 30일 열린 이번 대회 사이클 종목 혼성도로 단체독주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이 선수는 앞서 대회 첫날인 지난달 28일 사이클 여자트랙 독주 500m IDD(지적장애)에서 1분 8초 71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다음날 열린 여자트랙 개인추발 3km IDD 경기에 출전해 낙차를 하며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병원 검사 결과, 오른쪽 팔꿈치 골절로 전치 3개월 진단을 받았다.
이 선수는 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2위를 달리고 있어 메달 획득이 유력했다. 낙차로 메달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이 선수는 다음날 열리는 단체경기 걱정이 더 앞섰다.
단체경기에는 시각, 지체, 청각, 절단 장애로 팀이 구성돼야 하는데 자신이 출전하지 않을 경우 팀원들에게 페널티가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이 선수는 부상에도 출전을 감독에게 강력하게 요청했고, 결국 감독은 이 선수의 의지를 꺾지 못하고 출전을 허락했다. 이 선수는 10월 30일 열린 단체 경기 마지막 주자로 전력 질주해 팀 기록 38분 1초의 기록으로 결승지점을 통과하면서 은메달을 얻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이 선수는 상처투성이 얼굴에 팔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다. 경기를 지켜본 이 선수의 어머니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딸의 완주를 축하했다. 한눈에 봐도 부상을 안고 있는 이 선수의 투혼을 지켜본 관객들 사이에서 박수갈채와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선수는 일반 지적장애를 가진 선수들과 달랐다. 대부분 지적장애 선수들은 지적 수준이 7~8세에 불과해 집중력이 부족해 통제가 어렵고, 훈련을 받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이 선수는 남들과 달리 높은 집중력을 보이면서 사이클 페달을 밟은 지 1년도 안 돼 이번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 선수는 “사이클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 경쟁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도 얻었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naked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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