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뿌리공원 일대서 들고양이에 희생된 깃대종 하늘다람쥐 꼬리. |
3일 대전 중구 안영동의 뿌리공원에서 하늘다람쥐의 꼬리가 야생고양이 서식처에서 발견됐다. 포식자에게 사냥을 당하고 머리 일부분과 꼬리만 남은 상태로 꼬리 길이를 봤을 때 완전히 성장한 개체와 어린 개체 두 마리로 보인다.
하늘다람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동물로 대전에서는 이끼도롱뇽, 감돌고기와 더불어 지역 생태계를 대표해 보호해야 할 깃대종으로 선정돼 있다.
보문산과 연결된 뿌리공원 인근에서는 근래 들어 하늘다람쥐가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는 모습이 종종 목격돼 서식이 알려진 바 있다.
15~20㎝ 몸통에 9.5~14㎝ 긴 꼬리의 하늘다람쥐는 딱따구리 등이 판 나무 구멍에서 봄철 번식하며 얇은 피부 막을 펼쳐 공기를 타고 활강하는 방식으로 이동한다.
개체 수가 줄어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2012년 멸종위기종에 선정돼 지난 해 대전 깃대종에 이름을 올렸다.
뿌리공원 일대에는 들고양이 4~5마리가 관측되고 있으며, 이번에 하늘다람쥐 꼬리가 남은 곳에는 두더지와 참새 등의 사체가 더 발견됐다.
삵 등의 몸집 큰 포유류가 없는 상태서 야생화 된 들고양이가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해 몸집 작은 조류나 설치류 등을 먹이로 삼는다는 것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때문에 계룡산국립공원도 10여년 전부터 산속의 야생화 된 들고양이를 포획해 왔으며, 지난해 19마리, 올해 현재까지 13마리를 포획했다.
문제는 들고양이가 보문산과 월평공원 등 등산객이 오가는 인근 산에서 쉽게 발견되고, 이들 들고양이 역시 몸집 작은 새와 설치류 등을 먹이로 삼아 사냥을 해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같은 문제를 제기한 뿌리공원 환경보호요원 황의삼 씨는 “들고양이가 산에서 잡아온 야생동물 사체들이 나오고 있다”며 “먹이활동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야산 들고양이에 의한 생태계 피해는 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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