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28일 가뭄 피해 확인차 보령·홍성을 찾은 자리에서 “(충남이) 42년만에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데, 이런 것을 미리 예상해서 대비를 했어야 했다”며 “4대강 사업이 여야간 엉뚱한 정치공방에 휘말려서 2차 사업이 중단된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행한 다른 의원들도 “4대강이 가뭄 피해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4대강 화두는 이틀 뒤 재차 거론됐다. 이종배 의원(충주)은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에서 “바닥이 드러나고 땅이 타들어가는 가뭄 지역의 풍경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현재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에 7.2억t의 물이 넘쳐흐르고 있다”면서 “이를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면상 가뭄 피해를 해소키 위한 대책 일환에서 언급한 듯 보이나, 이는 다른 두가지 측면의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그간 여당내에서조차 4대강은 천덕꾸러기 신세나 다름없었으나, 가뭄피해의 사실상 유일무이한 대안으로 부상하며 되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최대 민생 성과물로 부각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당장, 여당은 심각한 가뭄으로 4대강 지천 사업 등이 필요하다는 여론의 고조와 맞물려 지천 정비사업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대치 상황에서 4대강을 통해 야당의 반박을 무용화시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4대강을 두고 야당이 제기했던 비판·우려와 달리 작금의 가뭄 상황에서 보면 필요하지 않았느냐는 논리다. 즉, 교과서가 집필되지 않았는데도 친일·독재가 미화될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섯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이채익 민생119 부본부장은 지난달 30일 김 대표의 보령 방문에 동행해 “4대강 사업에 대한 야당의 반대가 (당시) 매우 심했다”며 “보령댐 도수로 사업도 그때 구체적으로 합의했으면 이러한 물난리 없었다. 야권은 국민대계를 생각치 않고 정쟁의 수단으로 삼아 오늘의 물부족을 야기했다”고 한 것이 이 맥락이다./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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