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안 기자 |
자신을 '이반'으로 표현하는 남성 동성애자들이 찾는 대전 휴게시설에서 지난 9월 5일 20대 성소수자 남성이 상대 동성애 50대 남성을 폭행해 결국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고였다.
사고가 발생한 해당 휴게시설은 목욕탕처럼 샤워장과 탈의실을 갖추고 어두운 조명의 내실을 두어 동성애자들이 그 안에서 만남과 교제를 하는 곳이었다.
당시 동성애자 시설 내에서 폭행이 발생했을 때 업소는 소방본부에 알려 피해자를 병원에 옮겼으나, 경찰에 신고한 것은 사건발생 두 시간 후였다.
업소 위치도 안내되지 않을 만큼 조용하게 운영되는 성소수자 시설에서 폭행은 가려지고 고혈압에 따른 단순 변사사건으로 종결될뻔한 일이 경찰의 수사로 뇌출혈 타살로 확인된 사건이었다.
성소수자는 또 올해 대전경찰청 인권영화제의 핵심 주제이기도 했다. 현직 경찰이 직접 각본을 쓰고 촬영한 짧은 인권영화는 주민등록상 남성이고 성전환수술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젠더를 조사하고 유치장에 수용하는 과정에서 관공서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견과 인권침해에 대해 그렸다.
이 인권영화는 대전에서 실제로 발생한 70대 트랜스젠더의 실화를 바탕으로 내가 성소수자와 마주했을 때 차별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할 준비가 돼 있냐고 묻는 듯했다.
지난 5월 제정된 대전시성평등조례에서 성적 지향성과 정체성 관련 성소수자를 보호하고 인권보장에 노력한다는 부분이 지난달 삭제됐다.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가 사회에 함께 존재하는 상황에서 유독 조례에서 그들의 존재가 삭제되면서 보편적 인권 보장도 함께 지워지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본다.
임병안 취재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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