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발표 직후 한국육가공협회는 “서구에 비해 육류 섭취량이 적은 국내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공신력이 큰 국제기구의 발표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 29일 오전 서구 둔산동 한 대형마트 내 가공육 매장은 썰렁했다.
가공육이 진열된 곳에는 물건들이 그다지 빈 공간 없이 채워져 있었으며 고객들의 발길도 뜸해보였다.
해당 대형마트에 방문한 김모(29)는 “굳이 사서 먹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종종 아이가 해달라고 해서 해준 적이 있지만, 앞으로 아이들 밥상에 올리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학생을 둔 학부모 김선아(42)씨는 “다른곳도 아니고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만큼 불안감은 있다”며 “자녀들의 급식 반찬으로 소시지가 자주 나온다고 들었는데 께름칙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지역 대형 유통업계에는 최근 '가공육=1급 발암물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햄이나 소시지 등 가공육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WHO의 육가공품 관련 발표 이후인 지난 27일과 28일 대전지역 이마트(2개점)의 햄과 소시지 매출은 지난주 대비 약 15% 매출이 줄었다.
같은기간 대전지역 롯데마트의 소시지 매출은 지난해보다 23.4%, 햄은 22.7% 감소하는 등 육가공품 매출이 22.9% 감소세를 보였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소시지나 햄 포장지의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손님들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며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틀 동안의 매출로 소비자의 반응,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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