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기공연 작품 '대칭(Symmetry)'은 얼굴도 인생도 대칭이 아니라는 데서 출발한다. '얼굴'과 '대칭', '일장춘몽'과 '현실'을 상징으로 무대에 올린다.
또 김효분 예술감독과 독일 안무가 야론 샤미르(Yaron Shamir)의 공동안무로 구성돼 동양과 서양, 한국 전통무용과 현대무용의 만남으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야론 샤미르는 독일 유명 안무가로, 'Dream F.H', 'Urban Wolf' 등을 안무했으며, 한국 무용단과는 첫 번째 협업이다.
공연은 대전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문화와 예술을 나타내기 위해 서포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과 대전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김동유 화가의 '이중 초상'에 주목했다. 구운몽에선 삶이 처음부터 비대칭이며 어쩌면 인생은 그 비대칭을 대칭으로 돌리기 위한 분투일지도 모른다는 자각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헛된 일장춘몽일 수 있다는 인생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이중 초상에서는 김동유 화가가 유명인의 얼굴을 이중적 방식으로 담아내는 '얼굴 오마주'를 가져왔다. 마를린 먼로의 얼굴 속에 들어있는 케네디의 얼굴처럼 대칭을 이룬 듯 보이나 비대칭인 얼굴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작품은 ▲삶은 모자이크이다 ▲표정 읽기 ▲사실은 비대칭 ▲일장춘몽 ▲대칭, 오마주 등 4장으로 이뤄졌다.
1장에선 다른 재질과 다른 색체가 만나고 연결돼 만들어내는 형형색색의 모자이크처럼 인간도 사회라는 프레임 안에서 하나의 조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다. 삶은 의미가 부여된 모자이크인 셈이라는 것이다. 다음장에서는 인간의 얼굴을 주목한다. 얼굴이 매체가 되고, 표정은 살아온 날들에 대한 정보이자 신호가 되는 만큼 다양한 방식의 세상살이를 체감하고자하는 노력이 몸짓으로 구현된다.
3장에선 좌우가 똑같다고 느꼈던 우리의 생각을 깨뜨린다. 얼굴뿐만 아니라 세상도 모두가 동등하거나 동일하지 않다는 현실을 일깨운다.
4장은 어떤 꿈이 봄꿈처럼 허망한 건지 누구도 정의내릴 수 없는 21세기의 우리들을, 마지막장에선 단지 다를 뿐인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칭점을 향하더라도 존중되어야 하는 성숙함을 강조한다.
대전시립무용단 관계자는 “비대칭과 얼굴, 제각각의 표정이 들려주는 삶에 대한 이야기들, 헛된 이상은 일장춘몽일 뿐이라는 구운몽의 또 다른 인생에 대한 고찰까지 이번 공연은 얼굴과 대칭, 일장춘몽의 현실을 상징한다”며 “동양과 서양 두 명의 안무가가 협업한 대칭이라는 특별한 결과물이 세상과의 조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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