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증도가자 검증결과 위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과수는 고인쇄박물관이 소유한 증도가자 등 활자 7개에 대한 3차원 금속 컴퓨터단층촬영을 벌여 활자 단층에서 외곽을 둘러싼 단층을 발견했다.
이는 활자 안쪽과 밀도가 다른 물질이 외부를 감싸고 있는 것으로 안팎을 따로 만들지 않는 금속활자 주조방식에서는 나타날 수 없다.
이 밖에 일부 활자 뒷면에서 덧댄 흔적이 발견됐고 깨진 활자를 분석한 결과 내·외부의 성분이 다른 것으로 나타난 점 등도 위조 가능성을 높였다.
국과수는 이 같은 내용을 오는 31일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에 발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27일 해명 자료를 통해 “국과수 조사 대상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금속활자 7점'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 대상은 아니다”며 “국과수 조사 결과를 지정 신청된 모든 금속활자로 확대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고인쇄박물관 증도가자'와 문화재청이 심의하는 '다보성 증도가자'가 같은 활자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청주 고인쇄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하던 이들 활자를 지난해부터 전시하다가 국과수의 진위 확인 작업과 함께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물관의 황정하 학예실장은 “이 활자는 경북대 산학협력단이 확보한 것”이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진품이라는 판정을 받아 일반에 공개했는데 위조품이라는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김종목 박물관장은 “증도가자와 직지는 인쇄를 위한 수단(도구)과 결과물(책)로서 우리나라가 금속활자 발명국이라는 위상을 공고히 해주는 보완재가 될 것으로 봤는데 우리가 가진 증도가자가 위조품으로 밝혀져 아쉽다”며 “앞으로 이 활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충북=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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