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강성모)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 이도헌 교수(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장·제1저자 박경현 연구원) 연구팀이 컴퓨터 가상인체 분석을 통해 복합 처방된 약물들의 인체 내 간섭현상에 따른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러스 원 10월15일자에 실렸다.
의료 현장에선 여러 약물을 함께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가능성을 미리 시험할 수 없어 널리 알려진 대표적 위험사례를 제외하면 완벽한 사전실험이 불가능하고, 부작용 사례를 의약품 적정사용평가에 등재시켜 의료현장에서 활용하는 사후 추적만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만큼 복합처방으로 인한 의료사고 예방이 어렵고, 부작용 예측에도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발생가능한 상황을 사전에 컴퓨터 가상인체로 예측해 위험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길을 열었다.
컴퓨터 가상인체에서 랜덤워크 알고리즘을 이용, 약물 표적의 생체 내 분자 신호전파를 시뮬레이션해 약물이 투여됨으로써 신체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를 측정해 두 개의 약물이 서로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는지 정량화에 성공한 것이다.
두 약물 간 간섭이 심해 서로 많은 영향을 준다면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중한 처방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기존 예측 기술들이 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에서 약물 표적 사이의 근거리 간섭만을 고려했다면, 원거리 간섭까지 고려해 정확도를 높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티은 이 기술이 다수의 표적을 갖는 복합 천연물의 신호 전파도 분석해 약물과 천연물 사이의 상호작용 예측에도 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도헌 교수는 “이번 기술은 자체 개발한 대규모 컴퓨터 가상인체 시스템을 통해 진행됐다”며 “약물 복합처방의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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