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에 전기용품까지…비닐하우스 잇단 화재

대전 육묘·과수원 등 재산 피해, 곳곳 가연성물질에 소화기도 없어

최근 대전에서 잇달아 비닐하우스 화재가 발생하면서 화재예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닐 등 플라스틱으로 된 가연성 물질이 많아 불이 쉽게 옮겨 붙어 피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오후 8시 10분께 대전 서구 평촌동의 한 육묘 비닐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11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낳았다. 불은 이웃 농가에 물을 대기 위해 켜 놓은 모터가 과열돼 발생했다. 이날 6시께 비닐하우스를 비운 사이 지하수 밸브는 잠그고 모터는 계속 켜 놓은 게 원인이었다.

이날 화재는 건조한 날씨 속에 삽시간으로 번져 비닐하우스 한 동을 거의 태우고 안에 있던 컨테이너박스 1개와 온풍기, 파종기 등도 못 쓰게 만들었다. 마주보고 있는 비닐하우스 입구 부분 비닐도 열기에 녹아 교체했다.

앞선 지난 19일 오후 6시 50분께 유성구 원촌동의 과수원 비닐하우스에서도 모기향에서 불이 번져 50분 동안 비닐하우스 2개 동을 태웠다.

지난달 30일에도 서구 가수원동의 한 원두막에서 담뱃불 취급 부주의로 발생한 불이 비닐하우스로 번져 일부를 태우고 620만원의 재산피해를 낳았다.

비닐하우스 시설은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화재 점검을 실시하고 있고 대개는 별다른 대비도 없는 실정이다. 시설이 도시 외곽에 있어 119진압대 도착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법정 소방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소화기 비치 의무규정도 없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안고 있다.

겨울엔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 조절을 위해 보일러나 온풍기 등을 사용하고, 창고나 생활공간으로 이용하는 컨테이너박스 내 전기장판이나 온열 합판도 화재 위험이 있지만 점검이나 안전에 대한 별다른 의식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전소방본부 예방안전과 관계자는 “대전은 그동안 다행히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소방본부 차원에서 시설농가에 방문해 소화기 사용법을 비롯한 화재 예방 법을 알려주고 소방차 진입이 가능한 농로 확보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효인 기자 hyo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