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당 안팎에서는 당협위원장인 정진석 전 의원과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실 차장 간 공천 경쟁이 예상됐다. 그러나 박 전 차장이 세종시로 출마 지역을 이전했고, 예상 밖의 인사가 가세했다.
박 전 차장은 지난 12일 공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세종시를 '태어난' 고향이라고 언급하며 “봉사로서 상생발전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여드레 뒤인 지난 20일 세종시당 연수에 참석해 현 시장과 국회의원을 '좌파'로 규정, 당심을 자극키도 했다.
이 때문에 정진석 전 의원의 '무혈입성'(無血入城)이 점쳐졌으나, 정연상 전 충남도당 사무처장이 지난 24일 공주 옛 시외버스터미널 청사에서 싱크탱크조직인 백제미래포럼의 사무실 개소식을 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개소식에는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과 윤석우·조길행 충남도의원 등 선출직 인사를 비롯,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 및 지지자들이 대거 운집하며 사실상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정 전 처장도 이날 인사말을 통해 “백제가 밖으로 뻗어나갔을 때 융성했듯이 공주 역시 갇혀 있으면 주저앉게 된다”고 전제한 뒤 “강한 공주를 만들기 위한 지역 리더들의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 강한 공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제2의 인생을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밝히면서 총선 출마를 시사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 측 입장에서도 정 전 처장의 출마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당장, 그가 개소식 축사에서 “공주는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세종시가 인접하면서 새로운 신도시가 형성돼 많은 인구가 이주하고 세수가 줄었다”면서도 “정연상 동지가 공주의 미래를 고민하는 것은 자랑스럽고 대견스러운 일로,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겠다”고 한 대목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인구편차 2대 1 기준상 하한인구에 미달돼 공주와 부여·청양 간 통·폐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주에서 당원 표심의 일부나마 분열이 발생할 경우, 부여·청양 측 후보와의 공천 경쟁에서 이로울 것이 없는 탓으로 해석된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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