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지역이 20% 감량조차 지키지 못할 때, 충남도청사는 수도관 50% 감압으로 물 사용량 역시 50% 줄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5일 도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현재 보령댐 저수율은 20.2%다. 한 달 전보다 4% 정도 줄었고, 3일 전과 비교해도 0.3%가 줄어드는 등 물이 심각하게 말라가는 상황이다.
충남 서북부는 지난 1일과 10~12일 사이 해갈에 도움이 되지 못한 소량의 비가 내린 후 전혀 비가 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큰 가뭄에도 보령과 홍성, 예산, 당진, 서산, 서천, 태안, 청양군 등 제한급수 시행 8개 시ㆍ군의 수돗물 감량목표 달성률은 미흡한 수준이다.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평균 목표달성률은 53%다. 21일 하루 달성률은 57%로,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이라도 달성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이 지역에 대한 수자원공사의 용수 공급 목표는 평상시보다 20% 줄인 1일 12만3600㎥다. 하지만 실제 공급량은 14만㎥를 연일 넘나들고 있다.
서산지역 일부 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수도꼭지에서 심지어 물이 이전과 다름 없이 나오기도 한다.
'시간제 단수' 등의 절약법을 실시했다가 주민의 반발에 못 이겨 사실상 물은 정상 공급하고, 개인의 '자제력'에만 의지하고 있다.
실제 내포신도시 효성아파트는 계속해서 물 절약 안내방송을 내보내는 데도, 목표치의 60~100t을 매일 더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와 주민들의 절수 노력은 실망스럽거나 한계에 달했지만, 도청사는 달랐다.
내포신도시 도청사는 지난달 말부터 자체적으로 건물 내 수압을 50% 낮췄다.
직접 실험해본 결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200㎜ℓ 종이컵을 가득 채우는 데는 최대 15초까지 걸렸다. 도지사 및 부지사실이 있는 5층 화장실은 보통 5초 정도, 민원인과 직원들이 많이 사용하는 지하 화장실은 수도꼭지마다 7초와 12~15초가 소요됐다.
이런 노력 끝에 도청사는 물을 평소의 절반밖에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도 청사관리팀은 설명했다. 절감 목표 달성률은 대략 250% 상당에 이르며, 도는 정확한 통계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건물 자체적으로 감압하니 물 사용량이 확실히 줄어 공동주택 등 각 건물에서도 감압법을 실시하면 절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주 오래되거나 정기적인 청소를 하지 않아 녹이 발생한 수도관만 아니라면 감압으로 인한 문제 발생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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