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긴 이별의 슬픔 속으로…이산가족 눈물의 작별

  • 사회/교육
  • 국방/안보

다시 긴 이별의 슬픔 속으로…이산가족 눈물의 작별

차창밖으로 손 꼭 부여잡고 “가지 말라”며 잇단 오열 2차상봉은 내일부터 3일간

  • 승인 2015-10-22 18:10
  • 신문게재 2015-10-23 3면
▲ “건강히 지내세요”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작별상봉 행사를 마친 이정숙(68) 할머니 가족들이 북측으로 돌아가는 아버지 리흥종(88) 할아버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br />연합뉴스/중도일보제휴사
▲ “건강히 지내세요”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작별상봉 행사를 마친 이정숙(68) 할머니 가족들이 북측으로 돌아가는 아버지 리흥종(88) 할아버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중도일보제휴사
22일 오전 작별상봉을 끝으로 남측 390여명과 북측 140여명, 96가족은 또다시 기약없는 이산의 슬픔을 안게 됐다.

북측은 오전 11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 작별상봉 직후인 11시50분 북측 가족들을 버스에 나눠 태우고 금강산을 떠났다. “가지 말라”는 오열이 이어졌고, “통일 뒤 다시 보자”는 장담 못할 약속이 쏟아졌다.

버스 출발전, 남측 가족의 버스 접근이 허용되자마자 남측 동생 박용득씨(81)는 차안에 앉아 있는 누나를 향해 달렸다. 차창을 열려다 북측 당국자의 제지를 받고는 창을 두드리며 누나 박룡순씨(82)씨를 찾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손을 부볐다.

북측 안내원들이 멀어지면서 남북의 가족들은 너나 없이 차창을 열고 서로의 손을 부여잡은 채 온기를 나눴다. “부모님 잘 모실테니 걱정 마시라”는 북측 가족들의 인사말도 쉴새 없이 나왔다.

북측 오빠 원규상씨(82)를 보내는 원화자씨(74·여)는 차창 밖에서 “사랑해. 꼭 다시 만나야 돼”라며 눈물을 흘렸다. 역시 북으로 오빠를 되돌려보낸 박순하씨(78·여)는 버스가 출발한 뒤 주저앉아 통곡했다. 일부 가족은 떠나는 버스를 따라 뛰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남북의 이산가족은 이날 마지막 작별상봉을 통해 이별을 준비했다.

상봉장에서 북측 고모 김남동씨(83)를 맞은 남측 조카 김옥래씨는 “오늘 밖에 못봐”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남동씨는 남측 오빠 김남규씨(96) 어깨에 기댄 채 눈물만 흘렸다. 또다른 조카 김경란씨는 “나중에 고모 돌아가셔도 (북쪽) 아들이 다시 (남쪽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예전에 사시던 (남쪽) 주소를 가르쳐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작별상봉장에는 이전보다 많은 북측 당국자들이 투입돼, 가족들의 대화를 훨씬 예민하게 관찰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취재진의 메모를 훔쳐보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 눈물을 흘리는 일부 관계자도 목격됐다. 남측 가족들은 북쪽 혈육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안고 이날 오후 1시30분 귀향길에 올랐다. 한편 남측 이산가족 90가족이 북측 가족 188명을 만나는 2차 상봉은 24일부터 26일까지 1차와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노컷뉴스/중도일보제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철도지하화 발표 코앞… 대전 파급력 등 평가 긍정적 기류
  2. [월요논단] 대전 대기업 유치, 겉도는 헛바퀴
  3. 대전 상장기업 64개 넘어...올해도 달린다
  4. 대전시의회 조원휘 "안산산단 9부 능선 넘어"… 불필요한 책임공방 무의미
  5. 대전시, 꿈씨 패밀리로 도시경쟁력 강화한다
  1. [오늘과내일] 역사 속 을사년
  2. 2025 대전 사회복지계 신년교례회 개최
  3. 더불어민주당 각급 위원회 발대식 "민주주의 회복과 사회대개혁 앞장"
  4. 세계로 가는 수자원공사 중동이어 아프리카 시장 진출
  5. 대전 동구, 주거 취약가구 환경 개선 위해 민관 힘 모은다

헤드라인 뉴스


의대 최초합격자 등록포기 수도권 줄고 비수도권 크게 늘어

의대 최초합격자 등록포기 수도권 줄고 비수도권 크게 늘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시 모집에서 서울권 의대 최초 합격자의 등록 포기율은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에선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모집 정원 확대에 따른 중복 합격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6일 종로학원이 전국 39개 의대 중 2025학년도 정시 모집 최초 합격자 등록상황을 공개한 7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연세대·가톨릭대·이화여대 등 서울권 의대 4곳에서 최초 합격자 24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전년 28명보다 14.3% 감소한 수치다. 부산대·연세대 미래·제주대 등 비수도권 의대 3곳에선 17명이 등록을 포..

대전시, 꿈씨 패밀리로 도시경쟁력 강화한다
대전시, 꿈씨 패밀리로 도시경쟁력 강화한다

대전시는 '대전 꿈씨 패밀리'를 앞세워 도시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 대전시는 꿈돌이에서 확장된 꿈씨 패밀리를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매력적인 도시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관광 상품화 ▲도시홍보 강화 ▲상품화 모델 구축 ▲온라인 강화 등 4개 추진 분야, 12개 중점 추진 과제를 설정하고 130여 개 세부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관광 상품화와 도시홍보 강화에 적극 나선다. 올해 상반기 대전관광공사 원도심 이전 등을 통해 관광 거점 공간을 마련하고, 서울안테나 숍 2호점..

오렌지 등 신선과일 수입액 역대 최대치... 14억 달러 넘었다
오렌지 등 신선과일 수입액 역대 최대치... 14억 달러 넘었다

오렌지, 파인애플 등 신선과일 수입액이 2024년 처음으로 14억달러(2조 220억원)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12대 주요 신선과일 수입액은 2023년(12억 500만달러)보다 20.1% 증가한 14억 4700만달러(2조 899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12대 신선과일은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아보카도, 포도, 키위, 체리, 석류, 블루베리, 오렌지, 레몬, 자몽 등이다. 2024년 수입액은 2018년에 기록한 직전 최대치인 13억 3200만달러보다 8.6% 많다. 신선과일 수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봄마중 나온 나들이객 봄마중 나온 나들이객

  • ‘우리 동아리로 오세요’ ‘우리 동아리로 오세요’

  • 하늘로 떠난 하늘이…‘오열 속 발인’ 하늘로 떠난 하늘이…‘오열 속 발인’

  • ‘하늘아 예쁜 별로 가’…하늘에 띄우는 마음 ‘하늘아 예쁜 별로 가’…하늘에 띄우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