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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히 지내세요”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작별상봉 행사를 마친 이정숙(68) 할머니 가족들이 북측으로 돌아가는 아버지 리흥종(88) 할아버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중도일보제휴사 |
북측은 오전 11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 작별상봉 직후인 11시50분 북측 가족들을 버스에 나눠 태우고 금강산을 떠났다. “가지 말라”는 오열이 이어졌고, “통일 뒤 다시 보자”는 장담 못할 약속이 쏟아졌다.
버스 출발전, 남측 가족의 버스 접근이 허용되자마자 남측 동생 박용득씨(81)는 차안에 앉아 있는 누나를 향해 달렸다. 차창을 열려다 북측 당국자의 제지를 받고는 창을 두드리며 누나 박룡순씨(82)씨를 찾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손을 부볐다.
북측 안내원들이 멀어지면서 남북의 가족들은 너나 없이 차창을 열고 서로의 손을 부여잡은 채 온기를 나눴다. “부모님 잘 모실테니 걱정 마시라”는 북측 가족들의 인사말도 쉴새 없이 나왔다.
북측 오빠 원규상씨(82)를 보내는 원화자씨(74·여)는 차창 밖에서 “사랑해. 꼭 다시 만나야 돼”라며 눈물을 흘렸다. 역시 북으로 오빠를 되돌려보낸 박순하씨(78·여)는 버스가 출발한 뒤 주저앉아 통곡했다. 일부 가족은 떠나는 버스를 따라 뛰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남북의 이산가족은 이날 마지막 작별상봉을 통해 이별을 준비했다.
상봉장에서 북측 고모 김남동씨(83)를 맞은 남측 조카 김옥래씨는 “오늘 밖에 못봐”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남동씨는 남측 오빠 김남규씨(96) 어깨에 기댄 채 눈물만 흘렸다. 또다른 조카 김경란씨는 “나중에 고모 돌아가셔도 (북쪽) 아들이 다시 (남쪽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예전에 사시던 (남쪽) 주소를 가르쳐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작별상봉장에는 이전보다 많은 북측 당국자들이 투입돼, 가족들의 대화를 훨씬 예민하게 관찰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취재진의 메모를 훔쳐보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 눈물을 흘리는 일부 관계자도 목격됐다. 남측 가족들은 북쪽 혈육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안고 이날 오후 1시30분 귀향길에 올랐다. 한편 남측 이산가족 90가족이 북측 가족 188명을 만나는 2차 상봉은 24일부터 26일까지 1차와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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