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대전용산고 배구부<사진>가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대전용산고 배구부는 5일 차인 지난 20일 여자고등부 단체전 8강전에서 대구여고와 맞붙어 세트점수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그러자 경기장은 터질듯한 열기로 가득찼고 선수들은 교장선생님과 감독까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대전용산고는 이날 경기에서 1세트를 이기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2세트와 3세트를 연속 내주며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1세트만 더 내주면 끝나는 상황인 4세트, 대전용산고는 세트 시작과 동시에 몰아치며 25-8로 큰 점수차로 이겼다.
마지막 세트인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15-10으로 이기면서 감동의 드라마를 썼다. 대전용산고는 다음날 21일 경기 원곡고에 패하면서 동메달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지만 올해 악재가 겹치면서 부진을 거듭했기에 이 동메달은 의미가 남달랐다.
사실 대전용산고는 올해 2월 영광배에서 우승하면서 기대받던 팀이었다. 하지만, 에이스 변명진 선수가 부상에 이어 다른 선수들까지 부상이 잦아졌고 이후 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이상호 감독은 어깨수술까지 받게 되고 코치 역시 개인사정으로 그만두게 됐다.
그로 인해 기대를 촉망받던 용산고는 전국체육대회에서 예선 탈락까지 걱정하게 되는 수준에 이르렀던 상태였다.
이상호 감독은 “주변 분들의 도움이 컸다”며 “전 프로배구 감독인 서남원 감독이 두 달간 지도를 해줬고 교장선생님은 수시로 기숙사에 다니며 선수들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조혜경 용산고 교장은 “선수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계속 봐왔기에 울컥했다”며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동메달에 만족하지 말고 내년에는 금메달을 목표로 함께 달리자”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구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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