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일 대전체육계에 뜻하지 않은 낭보가 찾아왔다. 전 세계 지적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인 스페셜 올림픽에서 한국대표로 출전한 대전원명학교 배구팀이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창단한지 불과 4년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린 기적 같은 성과였다.
우승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언론은 물론 수도권 언론사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권선택 대전시장도 선수단이 귀국하자마자 시청으로 초대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장애로 인한 좌절을 딛고 인내로 일궈낸 값진 승리 뒤에는 이들을 이끌었던 지도자와 체계적인 체육 특성화 프로그램이 있었다.
대전원명학교 체육특성화교육은 오래전부터 대전장애인체육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배구부 선수들의 쾌거를 비롯해 축구, 육상, 역도 등에서 우수한 선수들을 배출해 지역을 빛내고 있다. 육상 200m 한국 신기록보유자 임영지 선수는 체육특성화프로그램이 배출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훈련 여건만 잘 갖춰진다면 올림픽 금메달까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육특성화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임승완 문화체육부장은 “일반인과는 달리 지속적인 반복 학습으로 이해시키고 몸이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장애인 체육지도의 핵심”이라며 “지도자 입장에서도 힘들고 고되지만 기다리고 함께 뛰어줘야 학생들도 따라 올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 수급은 재학 중인 학생 중에서 운동에 소질 있는 선수들을 선발한다. 전국장애인체전이나 협회장기 같은 큰 대회를 제외하고는 하루 평균 2시간 정도의 훈련과 교육이 진행된다. 임 부장은 “일반선수들의 경우 때로는 강압적인 부분이 필요하지만 장애 선수들은 동기유발을 통해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우선”이라며 “부족한 전술훈련에 대한 부분은 일반학교 축구부나 배구부 지도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도자들의 열정은 각종 대회에서 일궈낸 성적이 말해주고 있다. 가장 많은 메달을 안겨주고 있는 육상부는 국가대표 임영지 선수를 비롯해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전 100m, 200m 동메달을 따낸 박상일(22)선수, 본교 실무원으로 재직 하며 800, 1500m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한 홍문기 선수가 또 한 번의 메달을 준비하고 있다. 역도부문 +90Kg급 스쿼트, 데드리프트 및 종합에서 은메달 3개를 획득한 임초롱 선수는 올해 1월 대전 장애인 역도팀에 선수로 발탁 대전 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전국 최강의 배구부는 이제 도전자에서 챔피언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배구부 주장 박주환 선수는 “이제 누구랑 싸우게 되더라도 이길 자신 있다”며 “앞으로 열리는 전국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선생님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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