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달콤했던 '귀신' 커플 스크린에선 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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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달콤했던 '귀신' 커플 스크린에선 적으로…

  • 승인 2015-10-22 13:58
  • 신문게재 2015-10-23 12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시네마,핫클릭!]

'화성'으로 향한 영화팬들의 관심을 '스릴러'로 되돌릴 수 있을까?
영화 '마션'이 화제를 뿌리며 흥행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두 편의 '스릴러' 영화가 22일 동시 개봉했다. 조정석 주연의 '특종 : 량첸살인기'와 손현주 주연의 '더 폰'이 주인공이다. 두 작품 모두 '스릴러'인데다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더욱 화제다. 시사회 이후 언론과 평단의 호평 속에 입소문을 타고 있어 10월 하순의 극장가에 흥행변수가 될 듯하다.

특종인 줄 알았는데… 오보는 살인을 낳고…

●특종:량첸살인기=일생일대의 특종인.줄.알.았.다! 이혼과 해고의 위기에 몰린 열혈 기자 '허무혁'.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한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트린다. 하지만 단독 입수한 연쇄살인범의 친필 메모가 소설 '량첸살인기'의 한 구절임을 알게 된 무혁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특종이 사상초유의 실수임을 깨닫게 된다. 이를 알리없는 보도국은 후속 보도를 기다리고 경찰은 사건의 취재 과정을 밝히라며 무혁을 압박해온다. 심지어 특종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목격자까지 나타나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에 무혁이 보도한 오보 그대로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사상초유의 실수!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점점 커져간다.

특종이 오보로 밝혀지며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눈덩이처럼 커진 사건에 직면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팽팽한 긴장과 유머의 절묘한 조합으로 그려낸다.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부터 '관상', '역린', '나의 사랑 나의 신부'까지 좋은 연기를 보여온 조정석이 코미디와 스릴러가 절묘하게 오가는 영화 속에서 허둥지둥 초조해하면서도 밉지 않게 여겨지는 연기를 선보여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보도국 데스크 백국장과 문이사, 무혁의 상사 유팀장까지 특종을 키우려는 보도국 인물들의 모습이 아이러니한 재미를 더한다. 이미숙, 김의성, 이하나, 김대명, 태인호까지 실력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강점이다.

'량첸살인기'는 1930년대 중국 최대 문제 소설이라 불리는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살인범의 심리 묘사와 상황 설명이 너무도 자세하게 묘사돼 출판 당시 중국내 모방 범죄가 빈번히 발생했다고 한다. 이에 중국 정부가 소설 절판 및 전량 회수를 결정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재미있는 소재와 탄탄한 연출력이 시너지를 일으킨다.

'따르릉' 1년전 죽은 아내에게서 전화가?

●더폰=1년 전 살해당한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은 한 남자가, 과거를 되돌려 아내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단 하루의 사투를 그리는, '타임슬립' 추격스릴러 영화다.

“1년 전 사건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2014년 5월 16일 서초동 주택가 살인사건 발생. 아내(엄지원)가 살해당한 지 1년 후, 그녀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모든 것을 되돌릴 단 한 번의 기회! 동호(손현주)는 과거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통해 1년 전 그날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데…. 아내를 구하기 위한 사상 최악의 사투가 펼쳐진다.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에 이어 손현주가 '또' 스릴러 영화를 찍었다. 식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청계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격신과 같은, 전에 없던 과격한 액션신까지 소화하며 '스릴러 전문 배우'라 불려도 손색없는 연기를 보인다.

손현주가 '숨바꼭질'에 이어 '더 폰'으로 다시 한 번 신인 감독의 데뷔작을 함께 했다는 점도 이야기거리가 되고 있다. 김봉주 감독은 시나리오도 직접 쓰며 액션과 스릴러의 절묘한 조합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촬영 스타일도 호평받고 있다. 김 감독은 손현주를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어떤 가짜 같은 상황이든 진짜로 보이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배성우가 섬뜩한 살인마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에 무게를 더한다. 배성우는 배성재 아나운서의 형으로 알려져있지만 영화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 '베테랑'에선 중고차 업주로 나왔고 '오피스'에선 가족을 죽인 직장상사로 출연했다.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코믹 연기부터 동네 아저씨와 노총각, 살인마 연기까지 폭넓은 연기를 보이며,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액션장면 촬영 중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도 연기 열정을 불살랐다는 후문이다. '다작'배우로 알려진 배성재는 '더폰' 뿐 아니라 '특종:량첸살인기'에도 출연, 공교롭게도 두 작품이 같은 날 개봉됐다. 다음달 개봉예정인 '내부자들'과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에도 출연한다.

신약실험 부작용… 생선인간이 된 청년

●돌연변이=신약 개발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청년이 세상의 관심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가 제약회사의 음모로 세상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청년 박구 생선인간 되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 되고 싶었어요.” 약을 먹고 잠만 자면 30만원을 주는 생동성실험의 부작용으로 '박구'는 '생선인간'이 된다. 박구는 일약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고, '생선인간 박구 신드롬'이라는 사회현상으로까지 번진다. 그러나 제약회사의 음모로 박구는 '스타 생선'에서 순식간에 '죽일 놈의 생선'으로 몰려 세상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하는데….

이광수가 청년 박구 역을 맡아, 영화 내내 생선 탈을 쓰고 나오는 열연을 펼치며 한국영화 사상 전례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선보인다. 분장하는데만 4시간~6시간이 걸리는, 8Kg이 넘는 생선인간 탈을 2달 내내 직접 착용했다고 한다.

이천희가 '박구' 덕에 정직원이 되고 싶은 인턴기자, '2% 부족한 진실함'으로 상징되는 '상원'역을 맡았다. 박보영이 박구를 팔아 인터넷 이슈녀가 되려는 옛 여자친구, '2% 부족한 인간미'로 상징되는 '주진'역을 맡았다.

'생선인간'이라는 설정을 통해 대기업의 음모와 언론의 왜곡보도, SNS에 의한 사회적 병리현상, 청년실업과 인권의식 실종 등 한국사회의 아픈 부분을 코믹하게 담아낸다는 평이다. 독특한 소재와 캐릭터, 혁신적 시도로 눈길을 끌며 제4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메가폰을 잡은 권오광 감독은 국내 최초로 제66회 칸 국제영화제 단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세이프'의 각본가로도 알려져있다. 천편일률적 장르와 소재 고갈로 허덕이는 한국영화계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지만, 관객들의 평은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이다.

마농(발레)=극장의 대형화면을 통해 발레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롯데시네마가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올 시즌 발레공연 '마농'을 상영하고 있다.

극장에서 만나는 파리오페라단 발레

●발레 '마농'은 프랑스의 소설가 아베 프로보의 소설 작품인 마농 레스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루이 15세 왕정시기인 1731년에 출간된 소설은 이후 19세기에 오페라로, 1912년에 영화로 각각 각색됐다.

'마농'은 매력적이지만 순진한 여인이 운명의 희생물이 되어 파멸하는 비극적 과정을 그린 3막 발레다. 1973년 영국계 안무가인 케네스 맥밀란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은 프랑스 최고의 '에투알' 발레리나인 오렐리 뒤퐁 (Aurelie Dupont)이 만 42세로 은퇴하는 고별 무대여서 더욱 화제가 됐다. 프랑스어로 별을 뜻하는 '에투알(etoile)'은 350년 오랜 전통의 파리국립오페라 발레단 수석 무용수를 칭하는 명칭으로 최고 영예의 자리다. 오렐리 뒤퐁은 1989년 정식으로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 1998년에 에투알로 승급한 이래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작품의 무용 감독은 영화 '블랙스완'에서 나탈리 포트만의 상대 남자 무용수역으로 출연하고 실제로 결혼까지 한 벤자민 밀피에가 맡았다. 벤자민 밀피에는 뉴욕시티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서 이름을 날렸으며, 뛰어난 안무가이기도 하다. 현재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예술감독이자 안무총괄을 맡고 있다.

고별 무대의 주인공 오렐리 뒤퐁의 인터뷰 영상과 무용감독인 벤자민 밀피에의 해설과 함께 볼 수 있어 발레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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