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평택항 도계분쟁 소송 2건 '낮잠'

대법원·헌재 수개월째 첫 심리 기일 미정…총선 등 영향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듯

당진평택항 도계분쟁과 관련해 충남도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두 가지 소송이 수개월째 낮잠을 자고 있다.

첫 심리 기일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로 진도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나 비로소 첫 심리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데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식지 않도록 하는 행정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 대법원에 '당진평택항 매립지 귀속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당진시가 관리해 오던 매립지 대부분을 평택에 넘겨주라는 정부의 판단은 지방정부 존립목적과 관할구역을 정부가 침해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어 6월 30일에는 헌법재판소에 이번 결정을 행자부 장관이 한 것이 잘못됐다는 요지의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냈다.

대법원 소송은 5개월이 넘었고 헌재에 낸 소송은 4개월이 다 돼간다.

하지만, 아직 두 소송 모두 심리 기일이 잡히지 않았으며 도 관계자를 불러 이 문제와 관련해 심문한 적도 없다.

대법원과 헌재는 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계속 서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하반기나 돼서야 두 소송의 첫 심리가 열릴 것이라는 것이 충남도의 관측이다.

도 관계자는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대법원은 3년 헌재는 5년을 예상하고 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재판관들의 검토가 길어지고 있는데 도는 매립지가 당진 땅이라는 당위성 등을 계속 주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충남도와 경기도의 정치권, 중앙부처에까지 민감하게 얽혀 있는 관계로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 때문에 심리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까지 보내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이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소송이 장기전으로 갈수록 이번 사안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박문규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범시민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촛불집회, 피케팅 등 대책위 차원에서 지속적인 노력은 하고 있지만, 심리가 장기전으로 갈수록 잊힐까 걱정이다”며 “지역민들의 관심을 이어가기 위한 충남도와 당진시 등 행정당국과 시민단체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행자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4월 13일 당진시가 자치권을 행사해 오던 매립지 등 96만 2236.5㎡의 토지에 대해 제방의 안쪽(28만 2746.7㎡)은 당진시 관할로, 그 외 매립지(67만9589.8㎡)는 평택시 관할로 결정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