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 가로채 37억 대출…천안 토지사기단 검거

서북署 배후세력 추적 총력

<속보>=토지전문 사기꾼들로부터 수십억 원의 대출 사기를 당한 선영새마을 금고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번 사건에 가담한 인물을 줄줄이 검거하며 배후세력 추적에 고삐를 죄고 있다. <본보 7월 17일자 10면 보도>

20일 천안서북경찰서는 토지주인의 이름으로 개명한 뒤 소유권을 이전해 제2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이익을 챙긴 일당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토지전문 사기꾼들인 이들은 지난 5월 감정가 90억 원 상당의 A씨 소유의 땅이 등기부등본상 주민등록번호가 게재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 이를 가로채기 위한 범행에 돌입했다.

이들은 토지주인 A씨와 나이가 비슷한 B(79)씨의 이름을 A씨와 같게 개명한 뒤 토지대장상의 주민등록 번호가 잘못됐다며 위조한 초본을 가지고 구청을 방문, 등기부 등본과 토지대장의 자료일치 작업을 진행해 B씨 명의의 토지로 둔갑시켰다.

이후 부동산 투자전문 C법인에 매각했고 법인은 구입한 토지를 담보로 천안 선영새마을금고 등에서 모두 37억 원의 부당 대출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직후 B씨를 공문서 위조와 사기혐의로 긴급체포하고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등 배후세력을 찾아내기 위한 수사망을 좁혀왔다. 이후 B씨의 개명작업에 참여한 D씨, 공문서를 위조한 E씨, 위조한 서류를 전달한 F씨를 같은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범행을 총괄 지휘하는 배후세력으로부터 역할을 분담받아 활동을 해왔으며 경찰의 수사에 대비해 일당들끼리도 서로 이름과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는 등의 치밀함을 보여왔다. 또, 구속된 이들 중 일부가 범행을 부인하는 한편, 증언이 엇갈리고 있어 배후세력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범행은 상당히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졌다”며 “아직 배후세력에 대한 규모와 실체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검거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김경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