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궁동 대학가골목, 걷기좋은 거리? 불법주차만 늘었다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유성 궁동 대학가골목, 걷기좋은 거리? 불법주차만 늘었다

20억투입 보행환경 개선공사로 차도는 좁히고 인도 넓혔지만… 경계 턱 없애고 실선만 그어, 차량 되레 손쉽게 진입

  • 승인 2015-10-19 17:53
  • 신문게재 2015-10-20 9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 유성구 궁동의 대학가 골목 인도에 차량들이 불법주차돼,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유성구 궁동의 대학가 골목 인도에 차량들이 불법주차돼,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보행자가 걷기 편리한 거리 환경을 조성하겠다던 사업이 오히려 불법주정차를 편리하게 해 보행 환경을 악화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19일 오전에 찾은 대전 유성구 궁동의 대학가 골목은 지난 3월 시작한 20억원 규모의 보행 환경 개선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학생들과 주민들이 다니던 골목에 바닥 포장을 새롭게 하고 주정차를 금지하는 노란색 실선도 그려진 상태였다. 상가가 밀집한 대학가 골목에 차도는 좁히고 인도를 양쪽 방향에 넓게 마련해 보행자를 위한 거리로 다시 설계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보행자 중심이라던의 설계와 달리 현장에서는 보행환경이 오히려 악화돼 있었다. 공사 전에는 보행자가 다니는 인도가 차량의 도로보다 높게 설치돼 차량이 인도 위에 올라설 수 없었으나, 이번 보행환경 개선공사에서는 인도와 도로의 높이 차이가 없었다.

▲ 유성구 궁동의 주택가에 불법주정차가 줄지어 주차돼 있는 모습.
▲ 유성구 궁동의 주택가에 불법주정차가 줄지어 주차돼 있는 모습.

차량이 다니는 도로와 보행자를 위한 인도는 황색 실선 하나로 구분될 뿐 차량이 인도 위 침범을 예방할 시설물이 하나도 없었다. 이때문에 보행자 중심을 지향해 넓힌 인도가 자동차 불법주정차 공간으로 사용돼 오히려 보행자 공간은 공사 전보다 더 줄어들었다.

일부 구간에는 가로등과 화단이 있어 주차가 불가능하도록 했지만, 화단 사이 좁은 공간에 대각선으로 차를 주차하거나 화단을 밀쳐낸 차량도 목격됐다.

애써 만든 보행자 공간이 상가 주차장처럼 사용되면서 대학생과 주민들은 차도를 걷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궁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윤수지(24ㆍ여)씨는 “보행자 중심이라고 하기엔 차도 많고 예전보다 더 위험하게 달리는 차량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이같은 인도 위 불법 주정차를 막아보려고 자신의 상가 앞 보행자 공간에 돌을 세워두는 등 걷기에 더 불편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유성구청 건설과 담당자는 “공사 중에는 좁은 도로가 더 복잡해져 단속을 유예하고 있는 중”이라며 “공사가 완료되면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CCTV 6대를 설치해 불법주정차를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 인도와 차도의 경계에 불법주정차를 막기 위해 벤치가 설치될 임시시설물.
▲ 인도와 차도의 경계에 불법주정차를 막기 위해 벤치가 설치될 임시시설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