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공략에 재시동을 걸었다.
선거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고, 후반기 정기국회에서 국정교과서·노동 개혁같은 현안을 두고 여당과 대립각을 세울 자당에 대한 여론 파악, 이른바 '리트머스 시험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표는 다음달 5일 당 '유능한 경제정당위원회(위원장 정세균 의원)'가 홍성에서 여는 청년 정책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 간담회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 및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한 청년 층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문 대표는 또 이보다 이틀 앞선 다음달 3일에는 천안의 한 리조트에서 개최되는 '충청권 지역위원회 핵심당원 연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충청권 당원들이 전하는 지역 민심을 듣는 동시에 총선 관련 건의사항을 수렴하게 될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는 앞서 지난 17일 충북 보은에 자리한 속리산 법주사의 미륵대불 개금불사 회향식에도 참석했다. 회향식에는 같은 당 노영민 의원(청주 흥덕을)과 이재한 보은·영동·옥천 지역위원장 및 이시종 충북지사 등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충북도는 중부고속도로확장과 충청내륙고속화도로 건설 지원, 청주시 국회의원 의석 수 유지 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향식 후에는 이들과 보은대추축제 행사장을 찾아 대추를 직접 구매하고, 한중FTA 피해를 우려하는 대추농가들의 얘기를 듣기도 했다.
문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듭 충청권에 대한 공을 들이는 것은 그만큼 지역이 야당에 전략적 요충지라는 평가다.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충청권 광역단체장 4석을 석권하면서 여당에 대한 견제 역량을 높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 승리에 대한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문 대표가 충청권에 먼저 귀 기울이는 모습을 통해 지역 당원과 민심에 우호적인 인상을 선점하려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내 집권 전략 연구그룹은 지난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념적 중도와 중산층, 충청권을 포함한 지리적 중원 등을 장악해야 차기 총선 및 대선에서 승리가 가능하다고 한 바 있다.
한편, 조한기 서산·태안 지역위원장을 비롯, 지역 야권 관계자들은 최근 100년만의 최악 가뭄으로 인해 피해가 커지는 충남 서북부 지역의 당 지도부 방문을 요청했고, 문 대표 측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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