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이 20%가량 느는 등 소비 진작 효과도 일부 있었지만 할인 품목과 할인율이 제한적이고 전통시장은 소외되는 등 개선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내수진작을 위한 정부 주도 '블랙프라이데이'의 성과와 앞으로 반쪽짜리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제대로 된 연례행사로 자리잡기 위해서 개선되어야 할 점을 살펴봤다.
▲유통업계 참여, 매출도 상승=메르스와 위안화 평가 절하 등으로 침체된 경제 속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한 주요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대폭 상승했다.
15일 지역 백화점등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2주 동안 백화점 매출 신장률은 20% 내외로 나타났다.
이런 업계의 하나 된 참여율은 매출로 이어진 것이다.
CU, GS25 등 편의점 업계도 작년 동기 32.3%,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추석 이후 매출이 둔화되는 특성을 감안하면 작년 동기 대비 4.3%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특히 정부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참여의사를 밝힌 전자랜드, 하이마트 등 전자제품 유통전문점도 매출이 18.7% 증가해 이번 행사를 통해 긍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절반의 성공 속 개선점=우선 이번 행사는 시작되자마자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대부분의 매장이 10%만 할인했고, 50% 이상 할인하는 품목은 제한돼 있어 기존 정기세일과 다를바 없었기 때문이다.
할인 품목이 생각만큼 많지 않고 할인율 또한 행사 규모에 걸맞지 않게 소폭이었다. 고급 가전이나 명품, 화장품 등은 빠졌고 판매가격이 정기세일 때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평가였다.
아울러 기존 세일과 차별성을 만들어 기대한 효과도 거둬야 한다고 일각에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통업체가 제조사로부터 낮은 단가로 물건을 넘겨받지 않는 한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반짝 이벤트에 그치는 게 아니라, 미국처럼 정형화되고 예고된 블랙프라이데이 문화가 자리잡아야 실질적인 소비 진작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세일 행사는 최소 한 달 전에 업체들과 품목·할인율 등을 정하지만, 이번 행사는 모든 면에서 급하게 마련됐다”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성공의 관건은 제조업체의 참여다. 재고를 털어내려는 제조업체들이 전면에 나서야 할인폭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