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는 “주요 대기업들이 지역 거점대 위주로 설명회 등을 개최하다 보니 일정을 표시해놓고 찾아다니고 있다”며 “타 대학 학생들 사이에 섞여 정보를 귀동냥하는 느낌이 들어 가끔 서럽다”고 푸념했다.
대기업 채용설명회가 서울권과 국립대 등에 쏠리면서 지방 사립대생의 상대적 박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대학의 서열화가 기업들의 채용설명회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충남대에서 삼성·현대차·포스코·SK·CJ 등을 포함한 기업 설명회가 올 하반기에 80여 건 열렸다.
반면 지역 사립대에서 개최된 기업 설명회는 극히 드물었다. 대전대의 경우 올해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기업설명회도 대학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 사이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충남대에서 '귀동냥'식 설명회를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A사립대에 재학 중인 박모(25·여)씨는 “관심이 있는 기업설명회를 듣기 위해 버스로 1시간이 넘는 거리의 충남대로 왔다”며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타 대학에서 눈치를 받아가며 채용 상담을 받는 것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지방대학 공동 채용설명회'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기업들의 '열린 채용'이 헛구호로 그치지 않으려면 채용 전 단계인 설명회 때부터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한다”면서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눈치 보지 않고 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대학에만 국한해 개최하지 말고 한밭종합운동장 등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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