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13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으로 가 미국 순방길에 나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배웅함에 따라 친박과 비박계간의 공천룰 다툼이 진정되는 국면이 아니냐는 관측이 여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한가위 담판 회동' 이후 청와대와 각을 세웠던 김 대표는 지난달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방문길에 나선 박 대통령을 환송하지 않았다. 귀국 영접도 않았다. 정치권에선 일종의 항의성 시위라는 말이 돌았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지난번에는 특수한 사정이 있어서 못 갔을 따름”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순방길은 국회 본회의 등 영접하지 않을 여러 명분을 뒤로 하고 영접에 나선 것에 대해, 공천룰과 특별기구 구성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점에 근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일 김 대표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사실도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저녁을 먹고 있는데 근처 식당에(현 수석을 포함한) 몇 명이 있다고 해서 집에 들어가는 길에 들러 한 30분 있다가 나온 게 전부”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여권 일각에선 공천룰을 두고 청와대나 친박계의 의중을 현 수석이 가감 없이 전했고 김 대표는 경청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은 특별기구 구성을 두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이 결정할 문제다. 친이-친박으로 나누지 말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 현 수석과의 주말 만남을 통해 공천룰을 둘러싼 '교통정리'가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점으로 해석된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관련, 김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7일 최고중진연석회의, 8일과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특정 출판사를 거명하고 구체적인 내용까지 조목조목 짚어가며 역사교과서 편향성 문제를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당청간 공조체제를 기민하게 보여줬다.
추석연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회동 이후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청와대와의 불편한 관계도 떨쳐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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