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6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한화이글스 조인성<사진 왼쪽> 포수가 신인투수 김민우를 다독이고 있는 모습. [한화이글스 제공] |
김성근 감독 야구의 핵심은 '포수'다. SK왕조도 박경완(현 SK 육성 총괄)이라는 걸출한 포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포수는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으로 투수와 수비를 안정적으로 리드해야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는 기대했던 선수들이 '안방마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주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도루 저지율(28%)을 기록했으며, 두번째로 많은 포일(14개)을 범했다.
올 시즌 한화의 주전 포수는 베테랑 조인성이었다. 조인성은 올 시즌 106경기에 나와 64안타(11홈런) 44타점 타율 2할3푼2리를 기록했다. 조인성의 이름값에는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지난 시즌 SK와이번스에서 이적해 주전 자리를 꿰찬 조인성은 시즌 전 강도 높은 훈련으로 주전 자리를 예약했었다. 하지만 조인성은 시범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한 데 이어 시즌 중 옆구리 부상을 당하며 제 컨디션으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한화는 시즌 초반 조인성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허도환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허도환은 61경기에서 16안타(1홈런) 6타점 타율1할7푼6리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공격에서 1할대 타율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의 젊은 포수들의 성장세도 더뎠다. 정범모, 이희근, 지성준 등 젊은 포수 자원들은 부상과 부진으로 뚜렷한 기량 향상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시즌 후반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가 선발 포수로 나서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다. 공격력 강화를 위한 단기 처방이었지만, 한화 포수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모습이었다.
더욱이 올시즌 주전포수로 활약했던 조인성이 FA(자유계약선수)자격을 얻게 돼 포수 육성이 더욱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올 시즌이 끝난 후 김 감독은 “내년시즌 성적은 포수 1명과 투수진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에 달렸다”며 포수 육성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포수는 선수를 키우기가 가장 어려운 포지션 중 하나다. 선수도 주전포수가 되기 위해선 엄청난 훈련을 견디고 실전경험을 쌓아야만 한다. 작은 실수로 인한 팬들의 비난도 묵묵히 참고 버텨내야 한다. 투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안정적인 리드를 해야 하며, 변화무쌍한 볼배합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해야 한다. 여기에 강한어깨, 캐칭, 정확한 송구 능력도 겸비해야 한다.
다른 구단들도 포수 육성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붓고 있다. 따라서 다른 구단에서 좋은 포수 자원을 데려오기는 쉽지 않다.
한화는 재능있는 기존 자원들에 다시 한번 주목할 수밖에 없다. 정범모는 2006년 2차 3라운드 출신으로 고교시절 미네소타 트윈스의 입단 제의를 받은 바 있는 공수주를 모두 갖춘 포수 유망주였다. 이희근 역시 2008년 2차 2라운드 출신으로 수비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자원이다. 여기에 지성준도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김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다. 이들을 경쟁시키면서 선수별 맞춤 훈련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켜야 한다.
김성근 감독이 오프시즌 동안 이 선수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한화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줄 '안방마님'을 키워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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