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공천 룰'을 결정하기 위한 공천제 특별기구 구성에서부터 친박계와 비박계간의 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부산 '한가위 회동'에서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두고 청와대와 친박계 의원이 김 대표를 맹공격하면서 '공천 룰 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독단적'으로 합의한 안심번호에 대한 문제점을 다섯가지로 나눠 조목조목 비판했고, 김 대표는 하루 동안 사실상 당무를 거부하는 등 날 선 대립을 보였다.
양측의 사태 사흘만에 안심번호 공천제는 사실상 유보되자, 이번에는 전략 공천이 도마에 올랐다.
김 대표는 “내가 대표로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며 친박계를 겨냥했고, 친박계는 “전략 없이 전쟁을 할 수는 없다”며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공천룰의 핵심인 당원 투표와 국민투표(또는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놓고 양측의 신경전은 치열하다.
친박계는 현행 당헌 당규대로 '50% 대 50%로 가거나 이를 조정하더라도 30% 대 70%'가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있다.
반면 비박계는 국민투표가 최소한 80%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양측간 타협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당초 5일 발족할 예정이었던 공천특별기구 발족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위원장을 누구로 임명할 것인가를 두고 김 대표와 친박계가 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에서는 이주영 의원 등 사실상 친박계 인사가 공천 특별기구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김 대표는 황진하 사무총장이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내홍이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는 현역 의원들을 평가해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비주류 측이 문재인 대표에게 강력하게 반발하는 양상이다.
문 대표는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비노 등 비주류 측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비주류 측은 현역 의원 20%를 자르는 것은 거의 30명 가까이를 자른다는 것이라며 특정 계파를 대변하는 인사 추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박영선·박지원 의원 등 비주류측을 중심으로 총선 전에 조기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통합 행동'측의 박영선 의원은 당내 통합을 위한 '빅텐트론'을 강조하면서 “2004년, 2008년, 2012년에 세 번의 총선이 있었는데 여당이든 야당이든 전당대회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을 통해 전열정비를 했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과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 의원 등 당내 비주류들도 이에 가세하는 움직임이다.
주류측은 조기전당대회 개최와 조기선거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해 “한마디로 반칙”이라고 일축하며 문 대표의 재신임 정국 제 2라운드가 펼쳐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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