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입니다. 이즈음 생각나는 시가 하나 있습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게 하소서.
… (후략)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
소설가 발자크는 '고리오 영감', '인생의 첫출발', '잃어버린 환상' 등 많은 작품을 남긴 세계적인 대문호입니다. 하루 15시간 이상씩 글을 쓰고 스스로를 '문학노동자'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발자크의 나이 33세에 폴란드 백작부인 '한스키'에게 반해 계속 자기 마음을 고백합니다. 백작부인은 유부녀였기 때문에 발자크의 끈질긴 구애에 '남편이 죽으면 결혼하겠다'고 약속합니다. 발자크는 오로지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하루 40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며 글을 썼다고 합니다. 그의 나이 50이 넘어서야 결혼에 성공했지만 5개월 만에 죽고 맙니다. 발자크가 마신 커피는 대략 5만잔 정도로 지독한 커피매니아입니다.
베토벤은 60개씩 원두를 세어 커피를 내려마셨다고 합니다. 손님이 한명 오면 120개. 왜 그렇게 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바흐는 '커피 칸타타'로 알려진 '칸타타 BMV211'을 작곡합니다. 내용은 커피를 그만 마시라는 아버지와 커피를 좋아해서 계속 마시겠다는 딸의 실랑이입니다. 이 곡의 작사가인 시인 '피칸다'는 “커피는 천번의 키스보다 황홀하고 마스카트 포도주보다 달콤하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브람스는 자신이 먹을 커피는 자신만 내리고 어느 누구도 손대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와 루소는 하루 50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하고, 그들의 단골 까페 '프로코프'에는 두 사람이 열띤 토론을 했던 테이블이 300년 넘게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커피에는 어떤 이들의 삶이 녹아있고, 열정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어쩌면 커피 그 자체가 그들의 인생이었을 수도 있겠지요.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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