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6월 26일'의 한 장면. |
이번 디페는 러시아 모스크바 고그트 극장의 '카인'과 일본 극단 쓰루마키 악단의 '죽고 싶은 놈들' 등 해외초청작에서부터 극단 가변의 '오델로 니그레도', 극단 해적의 '무풍지대 로케트 등' 국내 연극제 수상작들도 무대에 오른다. 지역 극단의 자체제작 연극 5편도 펼쳐질 예정인 만큼, 볼거리가 가득하다. 해외와 국내초청작들을 소개해본다.
▲카인=원작인 가르돈 바이런의 미스테리 '카인'에 신체언어를 가미시켜 재각색한 작품이다. 인간으로서 첫 번째 살인자인 아담과 이브의 아들 카인이 그의 형제인 아벨을 살해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신체 언어를 통해 인간의 본성으로 살해를 하게 되는 동기를 다이내믹하게 표현한다. (공연 10월 15~17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소극장 고도)
▲죽고 싶은 놈들=죽은 대학교수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모인다. 혼자 남은 아내, 동료 대학교수, 학생과 그 애인, 가정부 등은 대학교수에 대한 추억을 서로 말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 앞에 변호사가 대학교수의 유서를 갖고 나타난다. 변효사는 유산을 받을 대학교수 애인을 찾고 있다고 한다. 충격을 받은 아내를 위해 사람들은 애인의 존제에 대해 부정하지만, 유산 금액을 듣고 모두 돌변한다. 유산에 눈이 멀어 모두 본인이 애인이라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사람의 욕망을 그린 인간 코미디를 보고 싶다면 이 작품이 정답이다. (공연 11월 6~7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7시·소극장 고도)
▲오델로 니그레도=오델로는 전쟁터를 배경으로 이중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하나는 실제의 전쟁, 다른 하나는 마음의 전쟁이다. 이아고는 데스데모나가 캐시오와 사랑에 빠졌다며 오델로의 눈과 귀를 현혹한다. 자신만의 절대적으로 무장된 오델로는 객관적인 증거없이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혼자만의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괴로워한다. 오델로는 절대적인 신념이 무너져가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의 상태에 빠진다. (공연 10월 16~18일 평일 오후 8시·상상아트홀)
▲무풍지대 로케트=아버지는 아프다. 자식인 학미와 학길이도 아프고 힘든 건 마찬가지다.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던 중 장손인 아들이 결혼을 위해 남루한 집에 마음씨 착한 애인을 데리고 온다. 이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것을 보며 계속 웃던 아버지는 갑자기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한 아픔을 느끼기 시작한다. (공연 10월 19~21일 오후 8시·소극장 고도)
▲Antigone Is Dead=반란을 일으키다 죽은 폴리네이케스에겐 장례의식을 치러줘서는 안된다는 크레온 국왕의 명령이 내려진다. 하지만 안티고네는 오빠인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를 몰래 장사지낸다. 이 사실을 알게된 크레온은 범인을 잡아오라 엄명한다. 안티고네는 국왕의 군사들에게 잡혀와 크레온에게 자신이 범인임을 시인한다. 그러나 자신의 오빠를 묻어준 것은 죄가 아니라고 울부짖는 안티고네. 이때 이스메네가 등장해 크레온의 마음을 돌려보려 애쓰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안티고네의 약혼자인 하이몬(크레온의 아들)이 간청하지만 크레온은 아들의 불복종에 더욱 화가나 안티고네를 죽이겠다고 한다. 안티고네를 살려야한다는 민심이 일어섰지만, 크레온은 주장을 꺾지 않는다. (공연 10월 23~25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상상아트홀)
▲6월 26일=1938년 강원도 출신의 순년과 연춘은 각자의 사연으로 일본군에 징용돼 만주 노몬한 전투에 참전한다. 이후 소련군 포로로 잡혀 소련군에 징집된다. 붉은 군대로 참전하게 된 모스크바 전투에서 그 둘은 독일군 포로로 잡혀 포로수용소에서 참혹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다시 독일군에 징집돼 노르망디 전투에 참가한 이들은 이번엔 미군의 포로가 된다. 전쟁이 끝나고 우여곡절 끝에 꿈에 그리던 고향에 12년만에 돌아왔지만, 한국전쟁을 맞게 된다. (공연 10월 29~31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드림아트홀)
▲연옥=감옥을 연상케 하는 적막한 공간, 이승과 저승 사이의 연옥에서 두 남녀가 서로를 심문한다. 두 사람이 각자의 연옥에서 벗어나 다음 생으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 있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속죄하게 만드는 것. 이들은 서로에게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비극의 메디아와 이아손이다. 하지만 심문하는 사람은 상대의 존재를 알지만, 심문을 받는 사람은 심문하는 자의 존재를 전혀 알 수 없다. 즉 메디아는 자신을 심문하는 남자가 이아소임을 모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심문자는 상대방이 살아 있는 동안 얼마나 극악무도한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 이 술래잡기 같은 과정이 영원히 지속될지 모르는 게임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공연 11월 3~5일 평일 오후 8시·드림아트홀)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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