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68승76패 승률 4할7푼2리 기록하며 6위로 마감했다. 5위 SK에 2경기 차로 밀려 가을야구 티켓은 끝내 놓쳤지만, 패배의식을 떨쳐낸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는 평가다.
한화는 시즌을 앞두고 적극적인 투자를 벌였다. 팬들의 목소리에 야인으로 있던 김성근 감독을 3년 총 20억원에 사령탑으로 앉혔다. FA(자유계약)시장에서 배영수, 송은범, 권혁을 모두 잡았으며 권용관, 임경완, 오윤 등 베테랑들을 영입도 이뤄졌다.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과 시즌 중반 교체된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 영입도 이뤄졌다.
한화는 전반기 내내 총력전을 펼치며 5위를 달성했다. 전반기 84경기에서 44승40패 승률 5할2푼4리를 기록했다. 배영수, 송은범 등 선발진이 제 몫을 못해줬지만 권혁, 박정진 등 불펜진을 총동원해 뒷문을 버텨냈다. 여기에 송창식, 안영명 등 불펜 자원을 선발로 활용하는 등 총력전을 벌였다. 타선에서는 시즌 초반 정근우와 조인성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경언이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줬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은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이저 모건은 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며 10경기 만에 퇴출당했다. 여기에 미치 탈보트와 쉐인 유먼도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불꽃 투혼'을 발휘하며 전반기를 5위로 마쳤다.
하지만 한화는 후반기 들어 체력 저하와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추락했다. 후반기 24승36패 승률 4할을 거뒀다. 얇은 선수층 탓에 전반기 총력전의 여파가 시즌 후반 나타났다. 불펜 핵심 선수인 박정진, 윤규진, 권혁, 송창식이 구위 저하와 부상으로 부진했다. 또한 이용규, 김경언, 최진행 등 외야 주요선수들이 부상과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공격력도 저하됐다. 8월 외국인 투수를 과감히 교체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한화는 70만달러를 들여 뉴욕 양키스에서 활동한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했다. 로저스는 10경기에 나서 6승을 거두는 등 맹활약했지만 구멍 난 투수진을 모두 메우지는 못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5위 싸움을 이어갈 정도로 끈질긴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한화는 올 시즌 144경기에서 68승76패를 기록하며 6위로 마감했다.
비록 한화는 '가을 야구'진출에 실패했지만 달라진 '눈빛'은 가장 큰 소득이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지는 것이 익숙한 팀이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동안 5차례나 꼴찌를 했던 팀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한화는 달라졌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치며 팀을 하나로 뭉쳤다. 김 감독은 부임 직후 “어떻게든 이겨서 패배의식을 떨쳐내야 한다. 다른 팀들이 너무 쉽게 보고 들어오는 것도 문제”라며 팀의 패배의식을 떨쳐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화는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며, 전반기 27번의 역전승을 거두는 등 쉽지 않은 팀으로 탈바꿈했다. 올 시즌 1위팀인 삼성을 상대로 9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상대전적(10승6패)을 거뒀다. 악착같은 근성으로 상대팀에 승리를 거두며, 그 과정에서 패배의식을 씻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화는 지난 2년간 FA(자유계약)로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김성근 감독에게 선수단 운영의 전권을 맡기면서 일본인 코치 영입 등 선수단에 투자한 금액도 매우 크다. 한화는 올 시즌 1월 등록선수 기준으로 평균 연봉이 2억5804만원으로 삼성(2억9074만원)에 이어 두 번째에 올랐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또한 나이저 모건을 비롯해 교체 선수 에스밀 로저스 영입에도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특히 올 시즌 내내 가능성 큰 신인 선수들보다는 베테랑 선수들을 활용하며 '내일 없는 야구'를 펼쳤다. 리빌딩보다는 성적을 위한 운영에도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점에서 실패한 시즌이라는 지적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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