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한 줄로 길게 늘어선 채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거나 뛰어오르는 이들이 적지 않았으며, 대전지하철 중 에스컬레이터에 역주행 방지장치는 한 곳 밖에 설치되지 않았다.
5일 오전 대전 도시철도역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대전역은 에스컬레이터 역시 쉬지 않고 승객을 나르고 있었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우르르 에스컬레이터에 올랐고 이들 중 대다수는 안전 수칙을 잘 지키는 모습이었다.
국민안전처가 홍보하는 안전이용 방안인 '손잡이 잡기'와 '걷거나 뛰지 않기', '안전선 안에 탑승하기'를 준수하는 승객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는 촘촘히 서 있는 승객 사이를 비집고 껑충껑충 층계를 오르고, 손잡이 대신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하며 오르내렸다.
서울에서 친구를 만나러 온 황모(70·여)씨는 손가락 끝을 이용해 살짝만 손잡이를 잡은 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다. 황씨는 “화장실 변기가 더러운 줄 알지만 메뉴판이 더 더럽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세균이 많아서 평소에도 늘 이렇게 손잡이를 잡는다”고 말했다.
기존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가 폐지되면서 줄 서기보단 안전을 강조하는 이용 수칙이 홍보되고 있지만 마땅히 이용할 만한 환경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 게 시민들의 목소리다.
안전처는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느리게 조정하고, 디딤판과 체인의 안전인증기준을 높이며 역주행방지장치를 2018년까지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 도시철도 에스컬레이터 168대 중 106대가 분속 30m에서 25m로 감속 적용됐다. 나머지 62대에 대해서도 예산에 따라 연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계 결함 등으로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추는 것을 대비하는 역주행방지장치는 아직 설치되지 않은 상태다.
대전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손잡이 위생은 주기적으로 향균제품으로 청소하고 있어 오염될 만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