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상당수 대학생들이 논문 제출을 앞두고 편법을 사용해 암암리에 논문을 작성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A국립대 학생 이모(23·여)씨는 “지금까지 리포트 제출할 때도 인터넷에서 짜깁기 했었지만 걸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형식만 웬만히 갖추면 바로 통과시켜주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B사립대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모(26)씨도 “졸업장 하나 받는 학사논문에 괜히 공들여 봤자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며 “차라리 그 시간에 토익점수 올리는 편이 훨씬 낫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논문·리포트를 5000원 안팎 가격에 팔고 있으며, 수준급의 논문이나 리포트의 경우 2만원에서 5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비슷한 주제의 논문이나 리포트를 구입해 표절 검사 프로그램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교묘하게 '재작성'하는 방법으로 고쳐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는 논문표절 검사 프로그램에 걸리지 않는 노하우 등이 버젓이 공유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한 포털 사이트가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 10명중 6명은 '표절해 봤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학생들이 표절에 익숙한 나머지 죄의식을 느끼기보다, 오히려 스펙 쌓기도 바쁜데 굳이 '졸업 논문'에 집중할 필요가 있냐는 시각이 팽배하다.
대부분의 교수들도 취업난을 외면할 수 없기에 논문의 질을 평가하기 보다는 일정 형식만 갖추고 기한내 제출만 하면 통과시켜주는 편이었다.
차제순 충남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형식을 앞세우기 보다는 외국처럼 그동안 제출했던 리포트를 정리해 배운 것을 되짚어 볼 수 있는 방식 등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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