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이날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대신 읽은 입장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민생살리기에 전념하기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해 당적을 정리하고 국회 선거제도 논의에서도 손을 떼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입장문에서 “우리 경제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고 민생은 폭발직전”이라면서 “그런데도 대통령과 집권여당 내부의 거듭되는 권력싸움이 나라의 앞날을 더 암담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표는 “대통령이 국회 위에 군림하던 유신시대의 대통령으로 되돌아가선 안된다”며 “내년 총선 공천과 미래권력을 향한 대통령의 욕심 때문에 공천제도와 선거제도 혁신이 왜곡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하는 극단 카드를 제시했다. 문 대표는 “해법은 간단하다. 대통령이 당적을 정리하고 국회가 하고 있는 공천제도와 선거제도 논의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큰 쟁점으로 떠오른 농어촌 의석수와 관련해 “정개특위에서 충분히 협의해보고 정치적 타결이 필요하다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만나 담판을 짓겠다”고 말했다.
야당 안팎에선 문 대표가 말한 복안이 권역별 비례제도를 도입하는 대신 농어촌 의석을 살리는 방안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박근혜 대통령 탈당에 대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을 야당 대표가 탈당 운운하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일 뿐만 아니라 이해할 수도 없다”면서 “현 시점에서 야당의 대표가 왜 대통령의 탈당을 운운하는 것인지 그 숨은 뜻이 궁금할 뿐”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 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은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압박한 바 있다”며“새정치민주연합은 자신의 치욕적인 역사를 새누리당에게 강요하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5일 문재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당적 정리를 요구한데 대해 “대통령 탈당 요구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이번 갈등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파동에서 보듯이 대통령의 제왕적 사고 때문”이라며 “대통령은 국회와 당을 장악하려는 욕심을 버리십시오”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나라의 위기가 엄중한데 국정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할 대통령이 내부 권력싸움에 집착하면 국정운영은 부실할 수밖에 없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아야 한다”며 “퇴임 후의 안전판은 깨끗하고 헌신적인 국정운영에 있지 측근들의 공천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지난 6월 25일 청와대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정국 당시 박 대통령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서울=오주영·황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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