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안심번호 공천제' 파열음 확산

김무성 대표 각종행사 불참 '시위행보' 비박계 “여당대표 무시” 엄호 - 친박계 “인기투표 불과” 비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중인 농어촌 지방 선거구사수 농성장을 찾아 농성중인 황영철 의원과 대화를 마친 뒤 본관을 나서던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두고 새누리당 내 '공천룰' 파열음 확산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군의 날 기념식 등 일체의 행사에 불참하면서 '칩거 국면'에 들어갔다. 일종의 시위로 읽혀지는 행보를 보였다.

이후,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회동 발표문을 청와대에 사전에 알렸다는 말을 하면서 여러 사실이 왜곡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는 당 보수혁신특별위에서 시작해 당론으로 채택한 것으로 당 대표가 당론으로 채택한 정치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노력한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비박계의 강석호 의원은 “여당 대표가 야당 대표와 만나 협의해서 나온 안을 가지고 바로 직격으로 이렇게 (비판)한다면 여당 대표를 상당히 무시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김 대표를 엄호 하고 나섰다.

청와대 분위기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을 통해 김 대표의 모욕 발언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당내 논의과정을 지켜보겠다는 모양새다.

친박계는 전날에 이어 김 대표를 거세게 몰아부쳤다.

친박계의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안심번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하며 현 당헌당규 상의 공천룰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심번호라는 것은 여론조사를 보완하는 여론조사기법이지 국민공천제는 아니다”라며 “그런데 왜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고 이것을 우리 당에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원이 배제되는 여론조사라면 당이 왜 존립하느냐”면서 “안심번호제가 국민공천제라고 하면 분명히 맞지 않고 지금부터 그런 말 쓰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친박계의 홍문종·김재원·김태흠 의원은 인터뷰를 통해 안심번호 제도가 인기투표 내지 여론 조사에 불과하다며 평가 절하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박과 비박계 의원의 공천룰 전쟁은 내년 총선에서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최대 변수인 만큼 시간이 갈수록 내홍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각에선 '유승민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들도 표출되고 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