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목상초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 줄지어 서있는 가운데, 한대의 차량이 횡단보도 앞을 가로 막고 있다. |
하루에도 수백명의 주민들과 어린학생들이 오가고 있지만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시야를 가린 아이들이 우르르 차도 위로 튀어나오면서 급정거하는 차량들도 잇따랐다. 스쿨존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달리는 차량의 모습도 자주 포착됐다.
인근 주민 김지영(45·여)씨는 “말로만 스쿨존이지 규정속도를 무시하고 질주하는 차량 때문에 아찔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면서 “운전자들이 내 아이가 그 길을 지나고 있다는 마음을 갖고 운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구 도마초 역시 어린이 보호구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언제나 불법주차된 차량이 꼬리를 물고 있다. 걷다보면 달려오는 차량을 피하느라 수시로 불법주차된 다른 차들 사이로 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어른도 다니기 힘들 정도인데, 아이들은 이곳을 매일 '곡예보행'하며 등·하교를 하고 있다.
2학년 학생을 자녀로 둔 박지현(35·여)씨는 “과속방지턱이 설치돼도 운전자들이 규정을 무시하면 있으나 마나”라며 “아이들 안전사고가 매년 발생하는데, 대체 단속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스쿨존은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시설의 정문 앞 좌우 300~500m 이내로, 이 구역에서는 차량 속도가 30㎞로 제한되고 자동차 주·정차가 금지된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차량은 극히 드물다. 실제로 대전시가 지난달 말부터 20일간 141개 초등학교 주변 교통단속을 벌인 결과 총 1526건의 법규위반 차량을 적발했으며, 속도위반이 912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주정차·신호위반 순으로 집계됐다.
속도위반과 불법주정차는 1학기에 비해 대폭 증가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단속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2012년부터 2104년까지 대전·충남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숨진 아이는 101명으로 조사됐다.
대전시교육청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스쿨존의 시설물 점검 후, 보수가 필요한 부분을 지자체에 알리고 있으나 예산 부족으로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속적으로 안전 교육과 캠페인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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