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이 밀집한 대전역 인근에서 도로 건설사업이 진행되면서 주거빈곤층의 주거지가 속속 헐리고 있다. |
거주지를 잃은 쪽방주민들은 저렴한 방값을 찾아 흩어지거나 찜질방 등의 더 열악한 주거상황에 놓이고 있어 이들의 주거빈곤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대책이 요구된다. 대전역 인근에서 각종 개발사업이 속속 이뤄지면서 주거빈곤계층의 안식처인 쪽방이 줄어들고 있다.
대전역 주변의 동구 정동과 원동, 삼성동은 1인 주거면적이나 전용부엌, 화장실 등 최소한의 거주요건을 갖추지 못한 쪽방이 지역에서 가장 많이 모인 곳이다.
2013년 대전복지재단 조사에서 대전역 쪽방에 주민 772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 62세로 평균 15.3년을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거시설이 아닌 건물에 여러 개의 방을 만든 다세대 개조형 쪽방(30.7%)부터 점포형 건물을 개조해 만든 쪽방(22.7%), 여인숙형 쪽방(20.5%) 등으로 90% 남짓 세면대·샤워기가 없고, 16%는 창문조차 없다.
이런 곳에서 각종 도로 건설사업이 진행되면서 상당수 쪽방이 헐리고 있다.
철도변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쪽방 밀집지역인 정동에 지하차도가 만들어지면서 주택 140채가 철거되고 118건 가량의 주민 이주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전역 인근의 동부선연결도로 공사로 동구 소제동의 단독주택 역시 상당수 철거된 상태다.
문제는 최소한의 거주요건을 갖추지 못한 대전역 쪽방이 도심 속 주거빈곤층이 안정적으로 생활한 유일한 지역이고 이곳을 벗어나면 지자체의 관리와 지원을 받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대전역 인근에 거주하던 쪽방 주민들 일부는 무보증금에 월세 15만원 남짓의 집을 찾아 대덕구 오정동과 동구 산내동 그리고 중구 은행동까지 흩어지고 있다.
특히 대전역 쪽방 수준의 월세방을 다른 곳에서 구하지 못해 고시원이나 찜질방 수준까지 생활여건이 더 나빠진 주거빈곤층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전쪽방상담소 조부활 소장은 “대전역 주변의 여러 사업으로 주거빈곤층이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고 있고, 주거빈곤이나 주거복지의 정책과 개념이 쪽방이라는 일부 형태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며 “찜질방이나 고시원 등의 대전권 비주거 형태의 취약계층을 도울 수단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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