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잠잠해진 듯하지만, 해당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반발 등에 따른 후유증이 여전해 후속대책(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무산된 대표적인 사업은 관저동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이다. 일명, 신세계의 '유니온스퀘어'다. 2010년 4월 대전시와 신세계의 양해각서 체결 후 7개월여만에 1조8600억원의 생산 파급 효과와 연간 750만명의 방문객을 유입할 교외형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로 화려한 첫발을 뗐다.
수정과 수정을 거듭해 나온 최종 계획은 신세계가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를 통해 현지 법인을 설립해 아웃렛과 테마파크, 4D 영화관, 실내수영장, 아이스링크 등 문화와 레저, 쇼핑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게 청사진이었다. 이 사업을 위해 해제해야 할 개발제한구역 면적은 68만3000㎡에 달했고, 이 중 21만9000㎡가 유니온스퀘어 부지였다.
사업이 추진되면서 주변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기대감을 나타냈고, 중소상인들은 생존권을 내걸며 반발하는 등 파장이 컸지만 시와 신세계는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 착수 후 4년만인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해당 사업을 위해 꼭 필요한 그린벨트 해제를 불허했다. 공공재인 그린벨트를 대기업의 막대한 특혜와 수익을 위한 상업용지로 활용해선 안 된다는 게 핵심이었다. 그래서 무산됐다.
이후 공공성을 내걸며 발전기술연수타운을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유니온스퀘어로 부풀었던 욕구를 충족하기에 부족한데다, 이마저도 충남과의 갈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관저동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세계의 투자는 무산됐지만, 다른 대기업의 투자 가능성을 믿고 기다리는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주)현대백화점이 유성구 용산동 관광휴양시설용지에 조성하려던 쇼핑센터 부지 활용도 관심이다.
지난달 대전시가 아웃렛 등을 조성하려는 현대 측의 사업 제안서를 반려하기로 결정한 후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애초 이곳(9만9690㎡)은 숙박시설(주거형 호텔) 부지였지만, 판매시설로 조성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숱한 논란 끝에 장기간 대전시와 미래창조과학부 모두 '불가' 방침을 정하면서 현재는 수면 아래 가라앉았다.
시 관계자는 “아직 별다른 건 없는 것 같다. 우리가 나서서 개입할 사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성구 성북동 '서대전골프장' 조성사업도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성북동 일원(44만9000㎡)에 9홀 규모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그동안 환경과 사업성 등 논란도 많아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던 만큼, 조만간 사업의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골프장 등의 사업에 공기업이 손을 대지 못하도록 방침을 정한데다, 공사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향후 활용방안을 언급할 단계가 아니지만, 방치하는 것도 합리적인 방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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