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고향 대신 '도서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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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고향 대신 '도서관'으로

가족과 친척 시선에 부담…연휴동안 취업준비 '올인'

  • 승인 2015-09-24 17:16
  • 신문게재 2015-09-25 6면
  • 성소연 기자성소연 기자
“친척들 만나봐야 '취업했느냐'는 얘기 들을 게 뻔할텐데 올 추석은 도서관에서 보내려고요.”

임용고시생 임모(27·여)씨는 이번 추석은 고향인 서천을 가지 않고 학교도서관에서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임 씨는 “지금 3년째 준비를 하다보니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연이은 낙방에 부모님 뵐 면목이 없다”며 “시험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연휴기간 도서관에서 공부에 매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된 경기불황에 청년실업난이 커지면서 추석연휴를 귀향 대신 도서관에서 보내는 취업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미취업자 신분으로 가족과 친지를 대하기도 부담스럽고, 그 시간에 취업준비에 매진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24일 오전 대전지역 한 대학교 도서관.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도 잊은 채 취업준비를 위한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로 가득차 있었다. 게시판에는 추석연휴 기간 스터디를 모집하는 공고도 심심찮게 보였다.

박모(29)씨는 “스펙 쌓고, 면접 준비하느라 이것저것 돈이 많이 든다”며 “연휴기간에 바짝 아르바이트 해서 학원비, 교통비 등에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과 현대차, SK 등 대기업이 하반기 공채 채용 규모를 확대키로 하면서, 명절연휴를 반납하는 학생도 늘었다.

장모(31)씨는 “비좁아진 취업문턱을 지금 넘지 못하면 내게 영영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며 “연휴 기간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 꼼꼼히 재검토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준생 10명 중 7명(73%)은 이번 추석 연휴 중 취업 준비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취업이 급해서(23%)'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고, '연휴기간에도 서류전형 등 기업들의 공채 일정이 진행되기 때문(20%)', '준비를 안하고 있어도 마음이 편치않아서(1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역대 4학년인 김모씨는 “집에 내려가는 것보다 연휴 기간 동안 스터디를 하며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이 오히려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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