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시에 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단백질 정량 분석이 이뤄졌다면 이런 끔찍한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단백질은 기본적이고 중요한 영양성분 중 하나로, 차세대 생명과학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이 중 주목받는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바이오 시밀러)은 합성 의약품과 달리 효과와 시장성이 좋아 거대 제약회사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안전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엄격하게 관리되고 규제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기술적 난제가 산재돼 있어 정확한 기준을 제시할 기준 물질이 필요하다.
최근 단백질 측정의 새로운 기준점을 세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성과는 그래서 더 주목받고 있다.
표준연 삶의질측정표준본부 바이오임상표준센터에는 5년 간의 집중 연구 끝에 국제도량형국에서 가장 명확한 단백질 정량법이라고 권고하는 아미노산 기반 단백질 정량기술을 확립했으며, '인성장호르몬CRM(인증표준물질)' 개발도 성공했다.
이 방법은 단백질을 측정가능한 아미노산 수준으로 가수분해 시킨 뒤 아미노산을 정확히 측정해 단백질의 양을 계산하는 것이다.
또 인성장호르몬 단백질에 대한 보관 조건 및 재조합 단백질 생산과정 중 불순물 측정 등 특성 분석도 연구해 정량용 인성장호르몬CRM의 보급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표준연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인증표준물질의 품질 향상과 국제적 보급을 위해 중국, 일본과 손을 잡고, 아시안합동표준물질(ACRM)을 개발, 보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른바 '단백질 분석의 한·중·일 콜라보레이션'이다.
ACRM은 식품, 환경, 가스, 바이오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으며, 바이오 분석그룹은 가장 최근에 결성돼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표준연의 인성장호르몬을 공동 인증해 3개국 모두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는 게 표준연의 설명이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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