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호 |
산술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5위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화로서는 5위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한화는 9월 확대 엔트리가 실시됐을 때 신인 투수들을 대거 등록시켰다. 기존 1군에서 활약하던 김민우를 포함해 김범수, 박한길, 박성호가 부름을 받았다. 여기에 정재원, 장민재 등 새로운 투수자원들도 1군에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주로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며 '가능성'을 검증받고 있다. 하지만 누구하나 기대감을 갖게하는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17일 대전 NC전에서는 선발 배영수가 조기에 무너지자 김범수, 박한길, 이동걸, 정대훈, 박성호, 정재원, 송은범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김범수는 0.2이닝동안 피안타 없이 사구 3개를 내주고 2실점했다. 박한길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사구 1개 1실점했다. 박성호는 1이닝 1사구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김범수와 박한길은 18일 대전 NC전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각각 1이닝 1피안타 2사구 2실점,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20일 대전 두산전에서 김범수는 0.1이닝 1사구 무실점, 박한길은 1이닝 4피안타 1사구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범수는 천안북일고 에이스로 2015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유연한 폼에서 나오는 140km초반대의 직구가 위력적이다. 하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탓에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제대로 된 승부를 하지 못하고 사구를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145km 중후반의 위력적인 직구를 던지는 박한길은 김성근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신인이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지명선수로 부상으로 재활을 거쳤다. 김 감독은 힘이 넘치는 구위에 매력을 느꼈지만, 부상 후유증과 제구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5년 만에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박성호는 큰 키에서 내리꽂는 직구가 매력이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잠재력은 갖고 있지만, 시합에서 기량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투수력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마땅한 선발투수가 없는데다 권혁, 박정진, 윤규진에 대한 불펜 의존도가 높아 시즌 중반 이후 큰 어려움을 겪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신인 선수들의 성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올시즌 신인들의 성장세가 만족스럽지 않다. 마땅한 등판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면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신인들이 김 감독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면도 없지 않지만, 젊은 패기를 보여줄 기회조차 주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근 이들의 등판 기회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비록 경기가 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주어진 상황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실전 경험을 통해 얻는 자신감과 깨우침은 신인을 성장시키는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김범수, 박한길, 박성호 등은 한화의 미래 마운드를 책임져 줄 자원들이다. 한화의 젊은 선수들이 주어진 기회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해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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