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내년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농어촌 지역 대표성 확보를 위해 비례대표를 줄이고 지역구 의석수를 늘리자는 주장에 열을 올렸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도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게 맞다고 본다”며 “농촌 대표성을 소중히 생각해 지역구를 넓히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방향으로 하는 게 헌재 결정에 부합하는 국회의 태도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농어촌-지방 특별선거구 제안에 관해 “검토해볼 만하다”고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농촌 의석을 줄이느냐 비례대표를 줄이느냐의 문제만 남는데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를 좀 줄여서 농촌 의석을 확보하자는 것이고 야당은 비례대표를 줄일 수 없다는 것”이라며 “(비례대표를)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한 미련과 다음 대선 때 다른 야당의 협조를 염두해두고 있기 때문인 듯”이라고 주장했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이학재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선거구 획정안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한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비판”이라며 “이렇게 획정되면 농촌 지역에서 5~6개군을 관할하는 기형적인 선거구가 출현할 수밖에 없다. 농촌 지역 대표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전히 비례대표 축소를 반대하고 나섰다.
정개특위 야당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비례대표 의석수 축소 주장에 대해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를 대폭 축소해 지역구를 지키고자 한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비례대표제를 껍데기만 남기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내 개인 의견에 대한 성명은 아니다”라면서도 “의원정수 자체를 늘릴 용기가 없다면 선거구 이야기를 자꾸 하는 것도 좀 그렇다”고 말했다.
지도부로서는 비례대표 의석수 축소에 동의할 경우 지역구 의원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당론을 뒤집었다는 비판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선 기존 당론인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 새누리당의 반대에 따라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만큼 석패율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석패율제는 사실상 우리 당의 당론이다. 전당대회 때 문 대표도 주장했고 저도 주장한 만큼 충분히 논의 가능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석패율제를 포함해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