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과 진심이 묻어난 박 의원의 발언이 의원들과 당무위원들의 심금을 울린 것. 박 의원은 지난 20일 오후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논의키 위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민주당원인 게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이어 “주류, 비주류가 뭔데 그러냐”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사정을 빌려 당내 계파 갈등은 직면한 현안에 비해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공주에서 60년 민주당 (역사)에서 첫 당선됐다. 당 지지율은 13%였지만 48%득표를 했다”며 “그러나, 저는 20대에서 낙선할 것 같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부여·청양에서의 우리당 지지율은 10%다. 공주와 부여가 1시간쯤 걸리는데 새벽 3시반에 (집에서) 일어나 30분 샤워하고 4시에 출발한다”며 “부여 교회가 100곳 있는데 새벽기도 가 앉아있지만, 목사도 나를 모르고 신도도 나를 모른다. 인사해주지도 않고 예배끝나면 그냥 나온다”고 소회했다.
이는 자신의 지역구인 공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지역구인 부여·청양과 통합될 가능성이 높은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양승조·박완주 의원 등 충남에도 민주당 의원이 있고 영남에도, 강원에도 민주당 의원이 있다”며 “이런 절절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 이건 우리 의원 모두의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정사까지 고백했다.
그는 “나는 아내도 없다. 두번 징역갈 뻔 했는데 아내가 견디지 못하고 나를 떠났다”면서 “국회의원 당선된 뒤 아내를 6번 찾아갔지만 얼굴도 보지 못했다. 전해들은 얘기로는 내가 가장 힘들때 나를 버렸는데 어떻게 돌아오느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호남 역사가 위대하지만 이런 애절함과 비통함보다 더 위대하진 않다고 생각한다”며 “호남호남 하는데 호남 민심의 정체가 뭐냐, 제대로 하라는 회초리일 것이다. 정말 당에 손해배상 청구하고 싶다”고 갈망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문 대표를 내려오라 하면 대안이 있는가. 대안이 있으면 그렇게 하자”고 지적한 뒤 “일정시간을 주고 기다려보자”고 문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주장했다.
박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동료 의원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박수를 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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