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한국연구재단과 카이스트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의 국정감사에선 예산, 연구자의 부정행위 등 각종 지적이 쏟아졌다.
미방위 소속 송호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192개 연구과제에 1308억원이 집행된 상태에서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단연구과제에 대해 지원할 예정인 1497억원의 88%에 달하는 것이다. 2011년 이후 한국연구재단이 환수 받아야 할 연구비는 170억5000만원이지만 현재까지 환수한 연구비는 167억6000만원으로 아직 2억9000만원의 연구비는 회수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송 의원은 또 한국연구재단이 청사 내에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도 호텔과 리조트 등에서 올 1월부터 9월10일까지 무려 10억원을 사용한 것은 방만경영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일주일에 3시간을 강의하면서 월 300만원을편지급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전문경력인사 초빙활용 사업'이 고위공무원 전관예우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 사업에 선정된 인사 449명 중 54%는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36%는 공공기관 출신으로, 전체의 90%가 고위 공직자와 공공기관 출신이었으며, 민간에서 선정된 인사는 10%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은 한국연구재단의 R&D 과제 수행 과정에서 수혜받는 과제가 많아질 수록 여성교수 비율은 점점 줄어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간 한국연구재단 과제수혜를 받은 교수는 총 1만5415명이었으며, 이 중 남성교수는 1만2126명(78.7%), 여성교수는 3289명(21.3%)로 집계됐다. '여성과학자지원' 연구과제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는 2건 이상 수혜를 받으며 활발히 연구활동을 하는 중견교수급에서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 대한 문제 지적도 이어졌다.
송호창 의원은 카이스트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교수들이 빼돌렸다가 적발된 학생인건비가 19억4299만원에 달했다.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리규정에는 연구책임자가 대학의 학생연구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를 공동관리할 수 없으며, 교육부 지침에도 학생연구원들의 인건비 재분배나 연구실 차원의 인건비 공동관리는 금지돼 있다.
송 의원은 반복되는 교수들의 인건비 착복은 지나치게 가벼운 징계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과학계의 '인분교수'를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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