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도심 활성화의 시책으로 옛 충남도청에서 대전역까지 1.1km 구간을 중앙로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 19일 시민들이 체험을 하며 공연을 구경하고 있다. 차 없는 거리 행사는 10월 17일, 11월 21일, 12월 24일을 비롯해 내년부터는 매월 진행되며 혹한기인 1,2월과 혹서기인 7,8월은 개최되지 않는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사실 생고생을 할까 걱정이 됐다. 그래도 대전시가 올해 처음으로 옛 충남도청과 대전역(1.1㎞) 도로 구간을 시민에게 양보한다고 해서 휴일 아침부터 가족들과 서둘렀다. 지난 19일 오전 9시40분 오류동에 있는 회사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걷고 보자'는 게 행사의 취지인 만큼, 동참했다. 오룡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중앙로역까지 정확히 6분 걸렸다.
지상에 오르는 순간, 생각이 교차했다. 지난 어린이날과 비교하면 너무 한산해 고생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성공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중앙로역에서 대전역 구간은 무대와 장비를 설치하는 '뚝딱뚝딱' 소리만 요란했다. 행사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본격적인 행사는 오후 2시부터”라고 했다.
옛 도청에서 중앙로역 구간에서 열리는 '2015 같이유 대전사회적경제박람회'는 손님 맞을 준비가 된 듯했다. 보고 먹고 즐길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88개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생협 등이 참여한 130여 개의 부스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인형극과 마임극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옷가지와 장난감 등을 팔 수 있는 벼룩시장은 너무 저렴해 '엄마'들로 북적댔다. 딸이 어렸을 때 입던 옷을 팔던 한 사장(?)은 “5만원에 사서 2000원에 팔아 아깝지만, 즐겁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박람회에서 이날 하루 전체 매출은 1억4900만원에 달했다.
보통 대규모 행사에서는 대전시가 생산하는 '이츠수'물을 나눠주는데, 이날은 없었다. 중앙로 일대 상점들을 배려해서다. 그래서인지, 입구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상점들이 많았다.
오후부터는 중앙로 전체가 들썩였다. 어느새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찼다.
중앙로역에서 목척교까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체험과 놀이, 음악회가 열렸다. 목척교에서는 저글링, 마임쇼는 물론 마샬아츠 트릭킹과 아크로바틱 등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목척교에서 대전역까지는 호국평화통일 대행진, 주민자치 프로그램과 대전직장인밴드모임 등 행사들이 다양했다. 도시철도 2호선으로 도입한 트램을 만들어보는 종이 접기 장소도 곳곳에 많았다.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는 "직접 기획하고 준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공연과 프로그램이 많다는 건 좋은 현상"이라며 "대전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가 집계한 이날 참가자는 20만여명이다.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동의할 정도의 숫자다.
하지만, 중앙로 차량 전면 통제로 인한 지ㆍ정체 몸살을 해결하기 위해선 묘수가 필요하다.
박월훈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많은 시민이 오셔서 재밌고 유익한 체험활동을 통해 웃음과 즐거움이 넘치는 시간이 됐다"며 "중앙로는 원도심을 쇠퇴의 상징에서 희망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중앙로 차 없는 거리는 올해 10월 17일과 11월 21일? 12월 24일에도 열리며? 내년부터는 모두 여덟 차례 개최할 예정이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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