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령왕릉 결로현상 |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 정기조사 결과가 불과 2년 만에 상태 양호에서 훼손 심각으로 180도 바뀐 것으로 드러나 부실 정기조사 의혹마저 일고 있다.
17일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문화재청 백제역사지구 정기조사 및 특별점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 송산리 5호분 내부 회벽 벗겨짐 |
세부적으로 무령왕릉은 내부의 환경조건이 매우 열악해 전돌(특히 바닥재)과 석회몰탈이 열화되고 있다.
고분군 중 송산리 5호분도 내부의 환경조건이 매우 열악해 석회 바탕 칠이 열화되며 훼손됐으며 6호분 역시 전돌과 벽화 바탕칠의 석회몰탈이 열화됐다.
이처럼 무령왕릉을 비롯한 송산리 고분군이 심각한 훼손 상태에 이르렀지만, 문화재청의 2012년 정기조사에서는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런데 2년 뒤인 2014년 특별점검에선 훼손 정도가 재앙 수준의 심각한 것으로 조사돼 긴급 보수해야 할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문화재청의 조사대로라면 2년 전에는 멀쩡했던 문화재가 2년 후에는 심각하게 훼손된 셈이다.
정진후 의원이 2012년 문화재청 정기조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세계문화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가운데 부실 점검 의혹을 사는 것은 공주 송산리 고분군뿐만이 아니다.
공주 공산성도 2012년 정기조사에서 “전반적인 정비 상태가 양호함”이라고 보고됐지만, 1년 만인 2013년 9월 공산성 성벽이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4년 특별점검에선 “기초 불안정, 연약지반, 배부름 현상, 돌출, 이격, 부분 침하 등 구조적 불안정”이 지적되며 긴급 정비해야할 등급인 E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밖에 부여 부소산성은 2012년 정기조사에서 지적된 소화전 및 감시시설 설치, 흉물 상업시설 정비 등의 요구사항도 전혀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채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받았다.
정진후 의원은 “세계문화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문화재들이 재앙 수준으로 훼손되도록 방치한 것은 문화재 관리의 허점을 또다시 드러낸 것”이며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 체계가 확립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그동안 모니터링, 연구용역 등을 통해 지난해 보존관리 방안을 도출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밀성 출입문 설치, 거동계측기 추가 설치, 모니터링시스템 운영 등을 조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포=강제일·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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